화장실·보일러실까지 개조 임대…대학가 전세사기범 '신용점수 297점'

사회

뉴스1,

2026년 9월 01일, 오전 05:50


동대문구 부동산중계업소에 붙어있는 아파트 매매 안내문.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 News12026.8.21 © 뉴스1 박세연 기자

서울 동대문구 일대에서 154명으로부터 162억여원의 전세보증금을 가로챈 50대 집주인이 화장실과 보일러실까지 주택으로 개조하는 이른바 '쪼개기' 방식으로 임대 가능 호실을 580여개까지 늘린 것으로 확인됐다. 임대 사업을 이어가는 동안에는 금융기관 연체가 반복되면서 신용점수가 한때 200점대까지 추락한 사실도 드러났다.

1일 뉴스1 취재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나상훈)는 지난 27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A 씨(59)에게 징역 12년과 벌금 100만 원을 선고했다. A 씨와 함께 기소된 친누나 B 씨(67)에게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A 씨가 2018년 3월쯤부터 건물을 신축하기 위한 토지를 취득하면서 이 같은 방식의 임대 사업을 본격화한 것으로 봤다. 이후 A 씨는 서울 동대문구에 주택과 오피스텔 등 10개 건물을 자신 또는 가족 명의로 건축해 실질적으로 보유·관리했다.

특히 임대차 보증금을 확보하기 위해 화장실과 보일러실 등을 주택 용도로 변경하고 경계벽을 증설하는 등의 방법으로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주택 용도 호실을 580여개까지 늘렸다. 이후 거의 모든 호실에 전세 계약을 맺었다.

임차인에게 받은 보증금은 기존 채무와 해당 건물의 건축비를 갚는 데 사용하고, 남은 돈은 다시 새로운 토지 매입비와 건축비에 투입했다. 이후 새 임차인에게 받은 보증금으로 기존 임차인의 보증금을 반환하는 이른바 '돌려막기' 방식으로 임대업을 운영했다.

임대 사업을 본격화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A 씨의 재정 상황에는 이상 신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2019년 8월쯤부터 금융기관 연체가 발생하기 시작했고, 2020년부터 2023년까지 매년 새로운 채무상환 연체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신용정보점수 역시 2021년 8월쯤 863점에서 지속해서 하락했다. 2022년 12월 말에는 607점으로 떨어졌고, 불과 4개월 뒤인 2023년 4월 말에는 297점까지 추락했다.

사업 규모에 비해 재정적 위험도 상당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2024년 7월 기준 A 씨 측이 보유한 건물 가운데 6개 건물에만 총 427건의 전세 계약이 체결돼 있었으며 보증금 합계는 438억 1425만원에 달했다. 같은 해 5월 기준 7개 건물에 설정된 근저당권의 채권최고액 총합도 335억 1731만원이었다.

수사기관은 같은 해 8월 7개 건물의 감정평가액과 A 씨 또는 가족의 채무액을 비교한 결과 각 건물의 채무액이 부동산 담보가치를 초과한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하거나 추정했다.

재판부는 A 씨가 임대 사업을 본격화한 지 약 1년여 만인 2019년 6월쯤에는 자신이 운영하던 임대 사업의 구조와 형태를 고려할 때 임대차계약이 끝나더라도 보증금 전액을 돌려주지 못할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했다고 판단했다.

그럼에도 A 씨는 이러한 사실을 임차인들에게 명확히 알리지 않은 채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보증금을 받아 가로챘다.

재판부는 "사업구조에 본질적으로 내포된 돌려막기로서의 성격은 더욱 두드러진다"고 지적했다. 또 A 씨에게 새로운 대출이나 신규 임대차계약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기존 보증금을 반환할 수 있을 정도의 현금이나 예금 등 별도의 유동자산도 없었던 것으로 판단했다.

A 씨는 이 같은 방식으로 154명의 피해자로부터 임대차 보증금 명목으로 총 162억7650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한편 A 씨 측 변호인은 전날(31일) 서울북부지법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sb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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