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도 국고 지원도 한계…대학들 '10만원 기부 세액공제' 꺼냈다

사회

뉴스1,

2026년 9월 01일, 오전 07:30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28~29일 롯데호텔 제주에서 전국 197개 회원대학 중 140개 대학 총장이 참석한 가운데 'AX 시대의 고등교육'을 주제로 하계 대학총장세미나를 개최했다.(교육부 제공)

등록금 인상도, 정부 재정지원 확대도 쉽지 않은 상황에 놓인 대학들이 '10만원 기부금 세액공제'라는 새로운 재원 확보 카드를 꺼내 들었다.

학령인구 감소와 등록금 동결 장기화로 대학 재정은 갈수록 빠듯해지지만 인공지능(AI) 등 미래 교육·연구에 필요한 투자는 늘면서 민간의 소액 기부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서울 주요 대학 또는 특정 대학에 기부금이 쏠릴 가능성이 큰 만큼 이에 대한 해법이 최대 과제로 꼽힌다.

1일 교육계에 따르면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최근 고등교육 발전 핵심 과제로 대학 기부금 10만원까지 세액공제를 확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대학을 향한 소액 기부를 유도하기 위한 취지다. 등록금과 국고보조금 등으로는 AI 교육이나 인프라 등 새로운 투자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고민에서 비롯됐다.

대교협에 따르면 현재 사립대 재정에서 등록금·수강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50%로 가장 크다. 국고보조금은 약 20%, 전입금은 약 27% 수준이다. 기부금 비중은 2.5%에 그친다.

문제는 대학이 등록금이나 국고보조금, 법인전입금 등을 필요에 따라 탄력적으로 늘리기 어렵다는 점이다.

등록금은 학생과 학부모의 부담을 고려해야 하는 데다 장기간 동결돼 대학이 재정 확충을 위해 쉽게 손댈 수 없는 영역이다. 법적 상한도 있다. 국고보조금도 정부 정책과 사업 목적에 따라 지원되는 만큼 대학이 필요한 곳에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재원으로 보기 어렵다. 학교법인이 사립대에 지원하는 경비인 법인전입금도 단기간에 크게 늘리기에는 한계가 있다.

반면 대학 기부금은 대학이 교육·연구와 시설 확충 등에 비교적 자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재원이다. 대교협이 기부금 확대를 대학 재정 확충 수단으로 주목하는 이유다.

소액 기부를 통한 다수의 대학 구성원과 지역사회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한 취지도 있다. 소수 고액 기부자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효과도 있다.

강낙원 대교협 고등교육연구소장은 "대학의 수입을 조금 더 늘리는 것을 넘어 민간이 대학의 기획과 연구에 참여하는 통로를 넓히고 소수의 고액 기부자에 의존하지 않는 분산형 구조를 만들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액 기부 세액공제가 도입되면 대학 기부금 비중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교협 분석에 따르면 사립대 기준 기부금 비중은 당초보다 7%포인트 늘어난 9.5% 수준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풀어야 할 과제도 있다. 소액 기부 세액공제가 도입될 경우 서울 주요 대학이나 특정 대학으로 기부금이 쏠릴 가능성이 크다는 게 대표적이다.

대학 기부금은 동문 기반이 두텁고 인지도가 높은 대학에 집중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과거에도 소액 기부 세액공제가 법안으로 추진됐지만 번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대학들은 해법으로 '대학상생기금' 조성을 제안한다. 대학 기부금의 일정 비율을 대학상생기금으로 전출해 상대적으로 기부금이 적은 지방대 등에 재원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강낙원 소장은 "기부자가 상생기금 출연 여부를 선택하는 방식, 대학이 기부 실적에 맞춰 자체 재원으로 매칭하는 방식 등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교협은 관련 법령 개정과 제도 도입 추진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대교협 측은 "제도 설계와 주요 쟁점에 대한 의견 수렴 결과를 토대로 관련 법 개정을 추진하고 국회 및 정부 관계부처와의 협의를 통해 입법 및 제도화를 지속해서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대교협 관계자는 "대학이 교육과 연구에 필요한 재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는 정부 지원뿐 아니라 민간의 참여를 확대할 수 있는 제도도 필요하다"며 "소액 기부를 활성화하면서 대학 간 재정 격차를 완화할 수 있는 보완책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kjh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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