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선수 황의조. 2025.9.4 © 뉴스1 오대일 기자
축구선수 황의조 측에 수사 정보를 유출한 혐의로 기소돼 2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은 경찰관이 다시 재판을 받게 됐다. 대법원이 간접증거만으로 혐의를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면서다.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지난 7월 16일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기소된 경감 A 씨 상고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A 씨는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에서 근무하던 지난 2024년 1월 24일과 25일 황의조와 관련된 압수수색 정보를 지인 변호사에게 유출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지난해 1월 압수수색 정보를 누설한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지 않았다며 A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1심은 "피고인의 수사 과정에서의 태도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범행을 저질렀다는 의심이 들기는 하다"면서도 "압수수색 정보를 누설했다는 점에 관해 법관으로 하여금 확신에 이를 정도로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했다.
이어 "정보를 곧바로 전달했다고 보려면 적어도 사전에 황의조 사건 정보가 수집되는 대로 알려주기로 약속하는 등 모종의 거래나 약정이 있어야 하고 지인 변호사에게도 정보가 직·간접적인 이익이 되는 것이 전제돼야 추론이 합리적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인데, 관련 내용은 수사 과정에서 전혀 확인된 바 없고 관련 증거도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2심 재판부는 여러 간접 증거들을 바탕으로 A 씨 혐의를 유죄로 판단하며, 무죄 판결을 뒤집어 징역 1년을 선고했다.
특히 재판부는 A 씨가 경찰 조사 전후로 휴대전화를 교체하고 텔레그램 계정 데이터 사용량을 초기화한 점 등을 들어 압수수색 정보를 유출하지 않았다면 납득할 수 없는 행동들이라고 평가했다.
재판부는 "압수수색은 범죄 수사 과정에서 핵심 기능을 하는 국가 기능인데, 경찰 공무원으로서 변호사와 결탁해 비밀을 누설한 행위는 공권력에 대한 공공의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한 행위로 심히 죄질이 불량해 엄중한 책임을 물을 필요가 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대법원은 다시 판단을 뒤집었다. 항소심에서 1심과 달리 새롭게 드러난 증거가 없고 범죄를 단정할 수 없는데도 충분한 심리 없이 A 씨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고 봤다.
대법원은 "검사가 제출한 간접증거들만으로 피고인이 범행한 것으로 보기에 충분할 만큼 압도적으로 우월한 증명이 있다고 단정할 수 없는 이상 1심의 증거가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됐다거나 사실인정에 이르는 논증이 논리와 경험법칙에 어긋나는 등으로 그 판단을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사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1심 판단에 의문이 들더라도 곧바로 판단을 뒤집을 것이 아니라 관계자들을 증인으로 다시 신문해 추가적인 증거조사 등의 절차를 거친 다음 관련 법리에 따라 압수수색 정보를 누설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지를 신중하게 판단했어야 한다"고 했다.
한편 황의조는 지난해 9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2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 판결은 황의조 측과 검찰 모두 상고하지 않아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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