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일 많아질까 봐" 사건 덮은 `제주 부 경장`…25건 더 있었다(종합)

사회

이데일리,

2026년 9월 01일, 오후 07:01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제주 장미란 씨의 실종사건을 허위종결한 부 모 경장이 업무 부담에 따른 피로감을 이유로 사건을 허위종결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 경장이 처리한 실종사건 전건에 대해 조사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현재까지 허위 종결 처리한 사건이 25건인 것으로 추가 확인됐다.

장미란(37)씨 등 실종자 허위 종결 사건으로 직무유기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제주 서부경찰서 소속 부 경장이 25일 오후 제주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은 후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장미란(37)씨 등 실종자 허위 종결 사건으로 직무유기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제주 서부경찰서 소속 부 경장이 25일 오후 제주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은 후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장씨 외 25건 허위 종결 추가로 밝혀내

제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1일 제주 실종 허위종결 사건의 피의자 부 경장을 공전자기록위작 및 행사, 위계공무집행방해, 직무유기 혐의로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부 경장은 지난 5월 장씨의 실종 신고를 받고 신고자에게 “실종자와 연락이 됐고 신고자에게 위치를 알리지 말라고 했다”는 취지로 허위사실을 전한 후 실종프로파일링시스템에서 ‘교통사고 사망’ 코드를 입력 후 사건을 종결 및 해제했다.

또 지난 7월 60대 남성 실종 사건과 관련해서도 신고자에게 같은 취지로 거짓말을 한 후 ‘소재 발견’으로 허위 내용을 입력하고 사건을 종결 및 해제했다.

그러나 경찰이 범행 당시 피의자의 개인 휴대전화와 업무용 휴대전화 및 실종자 휴대전화 등에 대해 발신·착신 통화내역과 포렌식 전자정보 등을 면밀하게 교차 분석한 결과, 피의자가 실종자와 통화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됐다.

경찰은 부 경장이 종결한 실종사건 298건에 대해 1차 점검을 실시한 결과 허위종결 10건·허위기록 15건을 추가로 발견했다. 이에 따라 기존 2건을 포함해 부 경장의 실종사건을 대상자와 연락도 않고 종결하거나 사실과 다른 사유로 해제한 사례는 현재까지 모두 27건으로 늘어났다. 다만 추가로 확인된 25건의 대상자들의 신변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청 관계자는 “(부 경장이) 실종팀 근무 이전에도 형사팀에 있으면서 지원했던 건이 있다”며 “부 경장이 종결 처리한 건을 더 찾아 전수 조사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 조사에서 부 경장은 범행 동기와 관련해 실종자가 일반적인 성인이라 안일하게 생각했고, 사건 미종결시 챙겨야 할 일이 많아 사건인계에 대한 부담감으로 허위종결을 하게 됐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부 경장은 범행을 부인하고 진술을 거부하다가 경찰이 범행 과정과 경위에 대한 조사를 통해 관련 증거자료를 제시하자 관련 혐의를 모두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허위종결 사유는 ‘일하기 싫어서’

부 경장에 대한 프로파일링 분석 결과 역시 누적된 업무부담과 책임가중에 대한 피로감 속에 업무태만적 동기가 주된 배경으로 설명됐다.

제주청 관계자는 “정상인이면 스트레스가 누적될 경우 통제 능력이 있지만 부 경장은 문제 해결 능력이 떨어지는 경향으로 분석됐다”며 “피의자의 안일한 생각과 무책임한 태도로 허위 종결이라는 외형까지 갔다는 게 범죄심리학적 추정”이라고 했다. 다만 반사회적 성향 등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제3자와의 결탁 정황은 없다고 설명했다. 제주청 관계자는 “특정인에 대해서 적대심을 가지거나 경제적 이익 같은 외적인 동기가 발견되지 않았다”며 “심리적 요인과 업무 부담에 대한 상황 속에서 허위 종결이라는 범행이 나타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부 경장이 장씨 사건은 아예 시스템에서 삭제한 반면, 60대 남성 사건에 대해선 ‘소재 발견’의 허위 사실을 적어 종결한 배경에는 60대 남성 사건의 경우 본인 외 사건을 인지하고 있는 직원이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60대 남성 실종 사건의 경우 실종 신고 전 사무실에서 전임자가 상담을 진행한 이력이 있어 사건을 삭제할 경우 허위종결 사실이 탄로날 것을 우려했다는 설명이다.

경찰은 장씨에 대한 공개수사가 7월 중순 2차 실종신고 접수 후에도 즉각 이뤄지지 않고 8월이 돼서야 이뤄진 데 대해 실종자의 범죄 연루 가능성을 고려한 조치라고 밝혔다. 제주청 관계자는 “재신고가 들어오더라도 바로 공개수사를 할 수 있는 게 아니다”며 “범죄와 연루돼 있으면 공개하는 게 피해자의 안전과 생명에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8월 초에 허위 종결이 의심된다고 가족들에게 설명했다”며 “담당자에 대해 수사의뢰한다는 것까지 설명드렸다”고 덧붙였다.

장씨의 사인과 관련해서는 “지난달 26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 사인이 ‘부패로 인해 불명이나 의사(목맴)의 가능성을 고려해 볼 수 있다’는 것”이라며 “27일 과학수사대와 재현 실험을 했는데 정확한 결과에 대해 분석해봐야 하는 부분”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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