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잘 했잖아...음주 1번인데 봐 줘!" 강등된 총경, 패소

사회

이데일리,

2026년 9월 01일, 오후 06:29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음주운전으로 강등 처분을 받은 현직 경찰 간부가 해당 처분이 지나치게 가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했다.

(사진=게티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0부(부장판사 정은영)는 지난달 26일 경찰공무원 이 모 씨가 경찰청장을 상대로 낸 강등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총경이던 이씨는 지난해 술을 마신 상태로 서울 성북구에서 영등포구까지 약 14㎞를 운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0.085%로 면허 취소 수준이었다.

경찰청 경찰공무원 중앙징계위원회는 이씨에게 공무원법 제78조 제1항, 제63조에 따른 징계 사유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강등을 의결했고, 이에 경찰청장은 이씨에게 강등 처분을 내렸다.

이씨는 소청심사를 청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음주운전 혐의로 벌금 700만 원의 약식명령도 확정됐다.

이씨는 ‘경찰공무원 징계령 세부시행규칙’의 징계양정 기준 중 ‘최초 음주운전을 한 경우로서 혈중알코올농도가 0.08% 이상인 때에는 파면~강등해야 한다’는 부분이 다른 공무원에 대한 음주운전 징계양정 기준에 비해 지나치게 가혹해 평등 원칙에 위배된다며 이번 행정 소송을 제기했다.

이씨는 30년 넘게 경찰로 근무하며 다수의 표창을 받은 점 등에 비춰 강등 처분도 과도하다고 피력했다.

그러나 법원은 경찰에게 일반공무원보다 엄격한 음주운전 징계 기준을 적용하는 데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보고 이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해당 징계양정 기준은 경찰공무원의 음주운전 행위에 대한 경각심을 더욱 높이기 위해 2024년 개정된 것인데, 경찰공무원은 음주운전을 단속하는 주체로서 다른 공무원보다 음주운전 행위에 대한 비난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이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경찰공무원의 음주운전 행위를 예방하고 음주운전 시 가중 징계해 경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필요성이 크다”며 “다른 공무원보다 엄격한 징계 양정기준을 규정한 것이 합리적인 이유 없는 차별 취급이나 재량권 일탈, 남용에 해당한다고 평가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이씨 비위행위는 비난 가능성이 크고, 공직사회 전체에 대한 품위손상과 국민의 신뢰를 실추시킬 우려가 있어 엄정한 대처가 필요하다”며 “향후 유사사례의 재발을 방지하고 경찰공무원 조직의 기강을 확립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찰 조직 내 중요한 리더인 총경의 지위에 있는 이씨에 대해서는 다른 경찰공무원에 비해 더 높은 정도의 준법의식이 요구된다”며 “이씨가 주장하는 사유들만으로 해당 처분이 다른 사례들과 비교해 과도하다고 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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