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인신고 미루고 애 낳았는데…사실혼 남편 "각자 가져온 돈만 챙겨 나가자"

사회

뉴스1,

2026년 9월 02일, 오전 05:00


아파트 청약과 신혼부부 대출 소득 요건 등을 위해 혼인신고를 미루고 4년간 사실혼 관계로 살아온 여성의 파경 사연이 전해졌다.

1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서는 시댁의 과도한 간섭과 남편의 방관으로 사실혼 관계를 정리하려는 A 씨의 사연이 다뤄졌다.

A 씨는 "저희는 결혼식을 올렸지만 혼인신고는 하지 않았다. 결혼 당시 아파트 청약이나 신혼부부 대출의 소득 요건 등을 따져 보니 혼인신고를 미루는 게 좋다더라. 4년 동안 사실혼 부부로 살았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결혼 생활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건 시어머니와의 관계였다. 시어머니는 사사건건 저희 부부의 사생활에 간섭했고 심지어 명절에 친척들이 다 모인 자리에서 저를 대놓고 무안을 주면서 구박하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언젠가부터 시어머니를 마주하는 것 자체가 끔찍한 공포이자 스트레스가 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명절에 가지 않게 됐고, 시댁과의 관계는 점점 더 나빠졌다"고 털어놨다.

중간에서 중재해 줘야 할 남편마저 무시하고 대화를 피하기 시작했다. A 씨가 "힘들다"고 하면 "또 그 이야기냐"면서 상대조차 하지 않았다.

부부 사이도 멀어졌고 A 씨는 관계를 정리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러나 재산분할 문제가 남았다.

A 씨는 "현재 살고 있는 전세 아파트가 문제다. 계약은 남편 명의로 되어 있지만 전세 보증금 일부는 제가 마련했다. 4년 동안 함께 대출금을 갚으면서 생활비도 분담했다. 그런데 남편은 '어차피 법적으로 남남인데 무슨 재산분할이냐, 각자 처음에 가지고 온 돈만 챙겨서 나가자'라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위자료 문제도 궁금하다. 결혼 생활 동안 남편에게 무시당했고 시어머니의 지나친 간섭과 구박으로 정신적으로 아 힘들었다. 그래서 사실혼 관계가 깨졌다면 남편이나 시어머니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냐"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걱정되는 것은 두 살 된 아들이다. 혼인신고를 안 한 상태에서 낳은 아이다 보니까 친권과 양육권을 정하려면 남편이 아이를 법적으로 인지하는 절차부터 거쳐야 한다는데 정말이냐. 두 살배기 아이의 양육권과 면접 교섭은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도 고민이다"라고 토로했다.

이준환 변호사는 "대법원 판례에 의하면 사실혼 관계 역시 실질적인 부부 공동생활을 바탕으로 형성된 재산에 대해서는 법률혼에서의 이혼과 마찬가지로 재산분할 청구권이 인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위자료 청구도 가능하다. 정당한 이유 없이 사실혼 관계를 일방적으로 파기하거나 상대방의 외도, 폭행, 부당한 대우 또는 시부모나 장인, 장모 등 제3자의 과도한 간섭과 부당한 대우로 인해 사실혼이 파탄에 이르렀다면 그 원인을 제공한 육체적 당사자에게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며 "위자료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귀책 사유로 인해 부부 공동생활을 더 이상 유지할 수 없게 됐다는 인과관계를 객관적인 증거로 입증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사실혼 관계에서 태어난 자녀는 법적으로 혼인외 출생자가 된다. 아빠가 친권이나 양육권을 행사하거나 법적 책임을 지려면 자녀를 자신의 자식으로 인정하는 인지 절차를 거쳐야 한다. 생부가 자녀를 인지해 법적 부자 관계가 성립하면 부모는 합의 또는 가정법원의 심판을 통해 친권자 및 양육자를 지정하게 된다"라고 말했다.

양육비에 관해서는 "생부의 인지 절차를 거쳐 법적 친생자 관계가 확정되면 양육자는 상대방에게 양육비를 청구할 수 있다. 상대방이 양육비를 주지 않는다면 이행 명령이나 직접 지급 명령 등 법적 강제 집행 절차를 밟을 수 있다. 또한 양육하지 않는 부모와 자녀는 서로 만날 수 있는 면접 교섭권을 법적으로 보상받는다. 양육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아이를 보여주지 않을 경우에는 면접 교섭 이행 명령 및 과태료 부과를 신청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ro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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