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정맥류 치료 위한 입원…실손 적용 기준 모호
1일 의료·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보험사들은 하지정맥류 수술·시술에 대한 실손보험금을 심사하면서 실제 입원 여부뿐 아니라 입원의 의학적 필요여부를 엄격하게 따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히 병실에 머물렀는지 여부보다 환자 상태와 치료 내용 등을 토대로 보험사가 입원 필요성을 판단하는 방식이다.
하지정맥류는 다리 정맥의 판막에 문제가 생겨 혈액이 역류하면서 혈관이 늘어나거나 튀어나오는 질환이다. 상태에 따라 압박스타킹 등 보존적 치료부터 레이저·고주파를 이용한 혈관폐쇄술, 수술 등을 시행한다.
문제는 환자가 수술 전 자신의 입원비가 실손보험을 통해 돌려받을 수 있는지 정확하게 알기 어렵다는 점이다. 의료진이 환자 상태를 고려해 입원을 결정하고 실제 입원치료를 받았더라도 보험사가 사후 심사를 통해 입원 필요성을 인정하지 않으면 예상했던 보험금을 받지 못할 수 있다.
특히 같은 시술을 받더라도 환자의 나이와 건강 상태, 시술 범위, 수술 후 출혈이나 통증 등에 따라 입원 필요성이 달라질 수 있다. 이를 획일적인 기준으로 판단할 경우 실제 관찰이나 처치가 필요한 환자까지 통원치료를 선택하거나 치료 자체를 미룰 가능성이 있다는 게 의료계의 우려다.
이봉근 대한의사협회 보험이사는 “똑같은 환자, 똑같은 시술이라고 해도 환자 상태가 조금씩 달라 입원여부가 갈린다”며 “환자는 의학적인 내용을 잘 모르기 때문에 실손보험이 적용되지 않을 수 있다고 하면 필요한 치료도 받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보험업계는 반대로 보험 약관에 따라 입원의 실질적인 필요성을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불필요한 입원을 통해 통원치료보다 많은 보험금을 받는 사례를 방치하면 보험금 누수가 발생하고 결국 전체 가입자의 보험료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논리다.
(자료= 대한의사협회·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의사회, 이미지= 생성형 AI 활용 제작)
대한정맥학회는 하지정맥류를 둘러싼 입원 적정성 논란을 줄이기 위해 최근 권고안을 마련했다. 환자 상태와 수술 방법, 수술 후 합병증 등을 고려해 입원이 필요한 경우를 구분하자는 취지다.
하지만 권고안이 오히려 보험사의 획일적인 보험금 심사기준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환자마다 상태와 치료 과정이 다른데 미리 정해진 기준으로 입원 필요성을 판단하면 의학적으로 필요한 입원까지 인정받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특정 수술이나 처치를 입원 인정 요건으로 제시하면 보험금을 받기 위해 불필요한 처치가 추가되는 진료 왜곡 가능성도 있다.
김승진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의사회 회장은 “수술 중 예상하지 못한 출혈이 발생하면 당연히 입원해 경과를 관찰해야 한다”며 “환자의 상태에 따른 입원 여부는 의학적 판단에 따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과잉진료는 걸러내면서 실제 입원이 필요한 환자는 보호할 수 있는 판단체계를 만드는 것이 관건이다. 의협은 정맥학회와 흉부외과의사회 등의 의견을 조율한 뒤 보험업계와 논의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보험사가 선정한 의료자문에만 의존하지 않고 기존 의료계 전문가 평가체계를 활용하는 방안도 대안으로 거론된다. 이해관계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전문가가 개별 환자의 상태와 치료 내용을 살펴 입원 필요성을 판단하는 방식이다.
김 회장은 “수술하지 않아도 되는 환자를 수술하는 것과 같은 문제는 당연히 전문가평가위원회에서 걸러야 한다”며 “새로운 제도를 만들기보다 기존 전문가 평가 시스템과 법률을 활용하면 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