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강맥주 사기범 33억 챙기고 해외 도주…형량은 고작 5년

사회

이데일리,

2026년 9월 02일, 오전 10:55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대동강 맥주를 들여와 판매한 금액으로 방역 물품인 마스크를 구매해 북한 동포들을 지원하자며 피해자 7명으로부터 약 33억원을 편취하는 등 사기 행각을 벌인 양경숙 전 라디오21 대표가 대법원에서 징역 5년을 확정 받았다. 양 전 대표는 2012년 총선을 앞두고 자신이 공천을 줄 수 있다는 등 사기행각을 벌여 실형을 선고받았던 인물이다.

양경숙 전 라디오21 대표.(사진=연합뉴스)
양경숙 전 라디오21 대표.(사진=연합뉴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양 전 대표 상고심에서 피고인 상고를 기각하고, 징역 5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양 전 대표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인 2020년 12월부터 2022년 3월 자신이 북한과 남한 간 물자를 교류하는 사업권을 따냈다고 속여 피해자 7명에게 투자금·차용금 명목으로 약 33억원을 편취한 혐의로 기소됐다.

구체적으로 양 전 대표는 피해자들에 이른바 ‘장마당 프로젝트’와 관련 ‘북한동포 돕기 프로젝트가 있는데 북한에서 대동강 맥주를 들여와 판매한 금액으로 방역 물품인 마스크를 구매해 북한동포들에게 보내는 사업’이라며 투자를 권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 양 전 대표는 ‘마스크 3000만장을 북한동포들에게 지급하고, 마스크 1장당 200원 이상의 이익을 보장한다’, ‘원금 보장 및 투자 금액의 최소 2배 이상의 수익이 창출되니 14억 5000만원을 투자하면 최소 30억~100억원 이상의 수익이 보장될 것’이라는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로는 장마당 프로젝트는 실제가 없는 사업이었으며, 양 전 대표는 피해자들로부터 받은 투자금을 다른 투자자들로부터 받은 투자금 반환, 카드대금 변제, 코인 구입 등 개인적인 목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검찰은 판단했다. 심지어 양 전 대표는 이 사건 수사가 개시되자 국외로 도주했다가 중국에서 불법체류자로 검거됐다.

1심은 장마당 프로젝트는 물론 북한동포 돕기 마스크 지원 등 사업이 수익창출이 가능한 사업으로서의 실체가 있었다 보기 어렵다며 양 전 대표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 징역 6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범행의 내용이나 수법, 피해금액 등에 비추어 그 죄질이 좋지 않다”며 “특히 피고인은 이 사건 이전에 사기 범행 등으로 실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두 차례 있음에도, 또다시 정치권이나 언론 관계자와의 친분을 과시하는 등 종전 범행과 유사한 방법으로 이 사건 동종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에서 비난가능성이 크다”고 질타했다.

2심 역시 양 전 대표 혐의에 대해 유죄라 판단하면서도, 일부 피해자와 합의한 점을 고려해 징역 5년으로 감형했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논리와 경험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 한계를 벗어난 잘못이 없다”며 이같은 2심 판단을 유지했다.

한편 양 전 대표는 2012년 4·11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 비례대표 공천을 받게 해주겠다며 비례대표 후보 희망자들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징역 3년을 확정 받은 바 있다. 2013년에는 사문서 위조와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2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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