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9.1 © 뉴스1 황기선 기자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경찰청 차장)이 2일 제복을 벗고 38년간의 경찰 생활을 마무리는 자리에서 "최근 잇따른 사건·사고는 경찰의 존재 이유마저 되묻게 한다"며 "잘못에는 반드시 합당한 책임이 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개인에게 책임을 묻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지휘·감독 체계와 내부 시스템 전반을 돌아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대행은 2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지난 1년 3개월이 결코 짧지 않았다"며 "하루하루 마음을 다잡아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미처 이루지 못한 일이 있다면 그 책임은 온전히 제게 있다"고 밝혔다.
유 대행은 특히 다음 달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출범 등으로 형사사법 체계 개편을 앞둔 상황에서 경찰의 책임을 강조했다.
유 대행은 "불과 한 달 뒤면 수사와 기소가 완전히 분리된다"며 "새로운 시대는 우리에게 분명한 원칙과 더 높은 기준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은 다른 수사기관과 달리 선택적으로 수사할 수 없다"며 "그렇기에 경찰 수사는 권한이 아니라 책임이자 의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신고와 호소에 빠짐없이 응답하고 맡은 사건은 끝까지 최선을 다해 매듭지어야 한다고 했다. 또 헌법과 법률이 정한 절차를 지키고 인권과 정의를 모든 판단의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유 대행은 최근 장윤기 사건 부실 수사와 제주 실종 허위 종결 등 경찰 수사를 둘러싼 잇단 논란에 대해 직접 언급했다.
그는 "최근 잇따른 사건·사고는 경찰의 존재 이유마저 되묻게 한다"며 "잘못에는 반드시 합당한 책임이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개인에게 책임을 묻는 것만으로는 문제의 근본을 바로잡을 수 없다"며 "지휘·감독 체계는 빈틈없이 작동했는지, 기준과 절차는 완비되어 있었는지, 내부 시스템은 제 기능을 다했는지 이 모든 물음 앞에서 우리 스스로를 더욱 냉철하게 돌아봐야 한다"고 밝혔다.
유 직무대행은 이어 "새로운 지휘부를 중심으로 서로를 믿고 힘을 모아달라"며 "잘못된 관행은 과감히 버리고 일하는 방식도 주저 없이 바꿔야 한다"고 당부했다.
유 대행은 이날 현장에서 경찰이 겪는 고충도 헤아려달라고 말했다.
유 대행은 자살 시도나 정신응급, 주취·약물 문제 등으로 보호가 필요한 국민을 경찰이 현장에서 대응하고 있지만 이를 전문적으로 인계할 시설이 부족해 경찰이 장시간 보호 업무까지 맡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 대행은 "젊은 경찰관들이 뛰어난 역량과 큰 가능성을 지녔다고 믿는다"며 "이들이 마음껏 능력을 펼칠 기회를 마련해주는 것이 바로 선배들의 몫"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승진·보직 인사를 결정하는 순간에는 오직 '공정'의 원칙에 따라 판단해달라"며 "그 선택이 동료들을 하나로 모으고 국민의 신뢰를 되찾는 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 대행은 "이제 저는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가려 한다"라며 퇴임 인사를 했다.
유 대행은 지난해 6월 경찰청 차장으로 취임하면서 1년 3개월간 경찰청장 대행을 맡았다.
경찰청장직은 지난 2024년 12월 당시 조지호 경찰청장이 국회의 탄핵 소추로 직무가 정지된 후 현재까지도 공석이다.
조 전 청장은 지난해 12월 헌법재판소의 전원일치 의견으로 파면됐으나 정부는 후임 경찰청장을 지명하지 않았다.
유 대행은 부드러운 리더십으로 조직 내 신망이 두텁지만 '대행 신분'의 특성상 조직 장악력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유 대행은 충남 부여 출신으로 1989년 경찰대(5기)를 졸업해 입문한 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서과학수사관리관, 사이버수사국장. 형사국장 등을 지낸 수사 기획통이다.
유 대행은 "군기 잡기용으로 부하 직원을 의도적으로 질책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업무적으로 지적할 만한 것을 지적해야 한다"는 지론을 갖고 있었다.
유 대행은 올해 초만 해도 차기 경찰청장 후보로 거론됐으나 정부는 전날(1일) 경찰청장 후보군인 치안정감(경찰 서열 두 번째 계급) 보직 인사를 단행했다. 사실상 유 대행을 제외하고 신임 청장 인선에 들어간 것이다.
유 대행의 후임자는 전날 보직인사로 경찰청 차장으로 발령난 김종철 전 경남경찰청장이다. 경찰청장 대행도 하는 김 신임 차장은 신임 서울경찰청장으로 발령난 고범석 전 전남경찰청장과 함께 유력한 차기 경찰청장 후보로 언급된다.
sh@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