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잘못"…'취임' 김종철 청장대행, 지휘부 모두 불러 쇄신 예고(종합)

사회

뉴스1,

2026년 9월 03일, 오전 10:20

김종철 신임 경찰청장 직무대행(경찰청 차장)을 비롯한 경찰 지휘부가 3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전국 경찰 지휘부 회의에 앞서 경찰헌장을 낭독하고 있다. 2026.9.3 © 뉴스1 윤지오 수습기자

김종철 신임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취임 첫날인 3일 전국 경찰 지휘부를 소집해 최근 잇따른 부실 사건 대응에 대해 사과하고 경찰 조직을 기본부터 다시 세우겠다는 쇄신 방침을 밝혔다.

통상 경찰청장 또는 경찰청장 대행은 시도경찰청장 등 지휘부와 화상 회의를 하지만 이날 경찰청으로 지휘부 전원을 소집해 긴장감을 높이고 기강 잡기에 나섰다는 평가다.

경찰청은 이날 오전 9시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김 직무대행 주재로 전국 경찰지휘부 회의를 열었다. 국가수사본부장과 전국 18개 시도경찰청장이 참석했고 이 중 14명은 지난 1일 인사에서 새로 임명된 시도경찰청장이다. 새 지휘부가 각 지역으로 부임하기 전 모두 모여 회의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찰청은 이번 회의에 '뼈저린 반성과 철저한 쇄신으로 경찰을 기본부터 다시 세우겠습니다'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최근 잇따른 부실 대응으로 흔들린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경찰의 역할과 업무 체계를 처음부터 다시 점검하겠다는 취지다.

회의에 참석한 한 경찰 간부는 회의 직후 뉴스1과 통화에서 "반성과 쇄신이 이날 회의를 요약하는 단어"라며 "통상 시도경찰청장들과의 회의는 화상으로 진행되지만 워낙 엄중한 시기인 만큼 (김 직무대행이) 시도청장 전원을 소집한 것 같다"고 했다.

회의에 자리한 전국 시·도경찰청장들은 이번 인사에서 비연고지에 배치된 만큼, 지역 연고에 따른 온정주의나 유착 가능성을 차단하고 지역 치안에 전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직무대행은 회의에서 '우리는 조국 광복과 함께 태어나, 나라와 겨레를 위하여 충성을 다하며 오늘의 자유 민주 사회를 지켜온 대한민국 경찰이다'는 문장으로 시작하는경찰헌장을 낭독했다.

김종철 신임 경찰청장 직무대행(경찰청 차장)이 3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전국 경찰 지휘부 회의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2026.9.3 © 뉴스1 안은나 기자

김 직무대행은 모두발언에서 최근 장윤기 사건과 제주 실종 사건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그는 "국민 여러분께 첫 인사를 올리는 오늘 이 자리에서 그 어떤 약속에 앞서 반성과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경찰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고, 소중한 가족의 생사를 애타게 기다리던 분들의 절박한 호소에도 제대로 응답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과연 경찰을 믿어도 되는가'라는 국민의 질문을 피하거나 변명하지 않겠다. 개별 경찰관의 잘못만을 탓하고 끝내지도 않겠다"며 "어떻게 현장에서 그런 일이 가능했는지, 왜 관리·감독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는지 하나하나 원인을 철저히 확인하고 바로잡겠다"고 했다.

특히 제주 실종 사건을 계기로 실종 사건의 초기 대응부터 보고·지휘, 종결과 최종 책임까지 전반적인 처리 체계를 재정비하기로 했다. 진행 중인 전국 실종사건 점검에서 부적절한 업무 행태가 확인될 경우 지위와 직급을 막론하고 책임을 물을 방침이다.

사건 축소·은폐와 이른바 '제 식구 감싸기' 관행도 근절하겠다고 했다. 김 직무대행은 "경찰의 잘못은 있는 그대로 밝히고, 잘못을 숨기거나 감싸는 문화를 뿌리 뽑겠다"며 "경찰에 유리한 사실만을 설명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경찰청에는 '경찰개혁추진단'을 출범시켜 범죄 대응 방식과 시스템·구조적 문제, 경찰에 대한 통제, 조직문화 등을 원점에서 재점검한다. 다음 달 시행되는 개정 형사소송법에 대비해 수사 역량과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제도적 보완책도 마련한다.

김 직무대행은 "경찰의 성과보다 국민의 안전을, 조직의 체면보다 진실을, 경찰관의 편의보다 국민의 권리를 우선하겠다"며 "국민의 신뢰를 잃으면 경찰은 존재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김종철 신임 경찰청장 직무대행(경찰청 차장)이 3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전국 경찰 지휘부 회의를 주관하며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2026.9.3 © 뉴스1 안은나 기자

김 직무대행은 경찰이 처한 현 상황에 대한 무거운 심경도 밝혔다. 김 직무대행은 "아침에 발걸음이 무거웠다"며 "경찰 업무의 본질인 수사와 실종 사건 처리 과정에서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초래됐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 생명과 재산에 관련된, 특히 실종을 포함한 경찰 업무 전반에 걸쳐 개인적으로는 새로 집을 짓는다는 생각으로 기초부터 다져야 하지 않는가 생각한다"며 "꼼꼼히 하되 속도감 있게 하겠다. 말로만 국민 여러분께 믿어달라고 하지 않고 실천과 결과로 보여드리겠다"고 강조했다.

김 직무대행은 이날 지휘부를 한 자리에 모은 것에 대해 "그만큼 현 상황을 지휘부에서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상황을 공유하고 각자의 지혜를 모아 해결책을 강구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김 직무대행은 이날 오후 제주를 찾아 실종자 유가족을 위로하고 한림읍 실종사건 현장과 제주경찰청을 방문한다. 취임 후 첫 현장 행보다.

앞서 김 직무대행은 지난 8월 12일 경찰 서열 두 번째 계급인 치안정감 승진 내정자로 지명됐으며 지난 1일 보직 인사를 통해 경찰청 차장으로 임명됐다. 경찰청 차장은 경찰청장 부재시 경찰청장 대행을 한다.

김 직무대행은 고범석 신임 서울경찰청장과 함께 유력한 차기 경찰청장 후보로 거론된다.

sb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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