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갈무리
이혼 소송 중이던 아내를 다섯 살 딸이 지켜보는 앞에서 살해한 공무원 남편이 구속됐다. 유족들은 결혼 초기부터 이어진 가정폭력과 이혼 소송 과정에서 피해 여성의 거처가 노출된 경위를 지적하며 재발 방지와 엄중한 처벌을 호소했다.
3일 JTBC에 따르면 유족은 남편 A 씨의 폭력이 결혼 초기부터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피해 여성의 유가족은 "임신했을 때도 남편이 발로 찼다고 들었다"며 "침을 뱉고 바닥을 핥으라고 하거나 아기를 집어 던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유족들은 피해 여성이 자신과 아이를 지키기 위해 할 수 있는 조치를 최대한 취했다며 울분을 터뜨렸다.
평소 차량 블랙박스와 내비게이션 기록을 삭제하는 등 자신의 흔적을 남기지 않으려 했다. 그러나 이혼 소송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거처가 노출됐고 결국 남편이 피해 여성이 머물던 친척 집까지 찾아왔다.
유족들은 이혼 소송을 처음 겪는 상황에서 주소 비공개 절차를 제대로 알기 어려웠고 관련 안내도 충분히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피해 여성은 자 주소가 노출된 사실을 알게 된 뒤 두려움에 떨며 가족에게 연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 여성의 유가족은 "애가 무서워서 발발 떨면서 전화했다"며 "얼른 가서 스마트워치를 받으라고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하지만 결국 피해 여성은 사건 당일 흉기에 찔려 숨졌다.
피해 여성의 유가족은 사건 전날 밤에도 고인과 카카오톡으로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당시 피해 여성은 밤 9시쯤 집에 도착했다며 자신의 일상을 전했고 숨기지 전날까지도 딸을 챙겼다.
유가족은 "아이들이 소시지를 좋아한다고 카톡방에 올리고 그랬다"며 "그래서 '너도 얼른 자, 출근하려면'이라고 했다"고 당시 대화를 떠올렸다.
유족들은 "고인이 스스로와 아이를 지키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다"며 끝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딸을 안타까워했다.
특히 범행 장면을 다섯 살 딸이 직접 목격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유족들의 걱정은 더욱 커지고 있다. 가족들은 아이에게 "엄마가 병원에 있다"고 설명했지만 아이 역시 심각한 상황을 눈치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JTBC 갈무리
피해 여성의 남동생은 "여러 가지 조치 중에서 하나라도 뭔가 좀 잘 됐으면 안 벌어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유족은 "낮은 형이 선고돼 가해자가 사회로 돌아오면 아이가 과연 안전할지 너무 두렵다"며 "고인이 마지막까지 지키고 싶었던 아이만큼은 평생 이 두려움 속에서 살아가지 않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A 씨는 3일 살인 및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이탁순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그는 지난 1일 오전 7시 17분께 경기 광주시 한 다세대주택 외부 계단에서 출근 중이던 30대 아내 B 씨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범행 직후 달아난 A 씨는 수원시 장안구 주거지 인근 숙박업소에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가 4시간 20여 분 만에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지난달 11일 이혼 소장을 받고 위자료와 재산분할, 양육권·양육비 등 전반적인 사항에서 불리한 결과가 나올 것으로 생각해 앙심을 품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rong@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