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전세사기 공인중개사 책임 60~70% 인정…"임차인 보호"

사회

이데일리,

2026년 9월 04일, 오전 11:07

[이데일리 이지은 기자] 전세사기 피해와 관련해 공인중개사의 책임을 무겁게 인정한 항소심 판결이 잇따라 나왔다.

법원 로고. (사진=연합뉴스)
법원 로고. (사진=연합뉴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제1-3민사부(재판장 맹준영)는 지난달 31일 전세사기 피해 임차인들이 공인중개사와 부동산중개법인, 한국공인중개사협회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소송 2건에서 공인중개사 측의 책임비율을 각각 60%, 70%로 인정하는 판결을 선고했다.

서울 관악구 남부순환로 소재 다가구주택에 보증금 1억8000만원을 내고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사건에서는 공인중개사가 임차인에게 건물 가액과 선순위 임차보증금 등 주요 정보를 사실과 다르게 설명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해당 주택에 대한 경매절차가 진행됐지만 임차인은 배당을 전혀 받지 못했고 보증금 상당의 손해를 입었다.

1심 재판부는 임차인의 손해액을 보증금 1억 8000만원으로 인정하면서 공인중개사 측 책임비율을 40%로 판단해 72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공인중개사 측의 책임비율을 60%로 높였다. 이에 따라 임차인이 청구한 1억 8000만원 가운데 1억 800만원을 인용했다.

신탁부동산의 임대차 사건에서도 공인중개사의 책임이 인정됐다. 임차인은 서울 관악구 신림동 소재 관광호텔 건물에 보증금 1억 2000만원을 지급하고 임대차계약을 체결했지만, 해당 부동산은 자산신탁회사 앞으로 신탁등기가 마쳐져 있어 소유자와 임대인이 다른 상태였다.

신탁부동산에 관한 임대차에서 임차인이 대항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소유자인 수탁자의 허락이나 동의가 필요한데, 관련 동의 서류가 위조된 상태였다. 공인중개사는 위조된 서류를 임차인에게 그대로 제공하고 진위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임차인은 대항력을 취득하지 못해 보증금 상당의 손해를 입었다.

1심은 임차인의 손해액을 1억 2000만원으로 인정하고 공인중개사 측의 책임비율을 70%로 판단해 84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공인중개사 측이 항소했지만 항소심은 1심 판단을 그대로 유지해 항소를 기각했다. 공인중개사 측이 임차인이 여전히 해당 부동산에 거주하고 있는 만큼 사용·수익으로 얻은 이익을 손해액에서 공제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법원은 “전세사기 사건에 관한 관련자들의 민형사상 책임을 묻는 판결이 법원에서 지속적으로 선고되고 있는 실정으로, 거래현실에서 전세사기는 여전히 다양한 수법과 행태, 양상으로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사건 판결들은 전세계약 등 부동산 임대차계약 체결에서 주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되는 공인중개사로 하여금 임차인에 대하여 목적 부동산의 현황과 권리관계 등에 관해 보다 높은 수준의 선관의무와 설명의무를 부담함을 명시적으로 인정하고 임차인을 두텁게 보호한 사안”이라며 “ 거래현실 및 향후 유사사건의 판단에 일응의 참고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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