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 뉴스1
1년 이상 실형이 확정된 수형자의 선거권을 박탈하는 공직선거법 제18조의 위헌 여부를 헌법 재판소(헌재)에서 가리게 됐다.
4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등에 따르면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1년 이상 징역형이 확정된 A 씨와 B 씨는 지난 8월 31일 헌재에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민변은 두 사람이 지난 6·3 지방선거에 선거권을 박탈당한 것은 보통선거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공직선거법 제18조 제1항 제2호는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금고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이 종료되지 않았거나 그 집행을 받지 않기로 확정되지 않은 사람"에 대해서는 선거권을 인정하지 않는다.
민변은 "형사 책임을 지는 것과 시민으로서 주권을 행사하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선거권 제한의 입법목적으로 흔히 범죄 예방과 준법의식 함양이 거론되지만 이는 설득력이 없다"며 범죄를 저지를 때 징역형 및 집행 기간 선거권이 제한된다는 점을 고려하는 이는 아무도 없다고 했다.
민변은 "오히려 수형자를 재사회화하고 사회에 복귀하도록 돕기 위해서는 가장 기본적인 권리인 선거권을 부여함으로써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동질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공직선거법의 허점도 짚었다. △양심범 △경죄를 저지른 자 △과실범 등을 가리지 않고 1년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았다는 이유만으로 일률적으로 선거권을 제한하는 것은 헌법상 침해의 최소성 원칙을 위반한다는 것이다. '실형 1년'이라는 기준에 대한 합리적 근거도 없다고 했다.
또 같은 범죄를 저지른 경우에도 죄질·전과 유무·누범 여부·집행유예 기간 여부 등에 따라 구체적 양형이 다르고, 담당 판사별 개인차도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2026년 교정통계연보'에 실린 2025년 '수형자 형명·형기별 현황'에 따르면 선거권이 보장되는 실형 1년 미만 수형자는 10명 중 1명(12.7%)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바꿔 말하면 수형자 대다수는 선거권이 제한되는 셈이다.
민변은 "공직선거법은 수형자의 선거권을 보장하는 세계적 추세를 외면하고 있다"며 수형자 선거권이 보장된 캐나다·스웨덴·스위스·슬로베니아·아일랜드·체코·핀란드 등의 사례를 들었다.
한편 한국에서는 김 모 씨 등 4명이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병역법 위반)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은 뒤 개인 진정을 낸 바 있다. 해당 사건과 관련해 유엔자유권위원회는 2025년 3월 보통 선거권이 침해됐다고 결정했다.
해당 위원회는 한국 정부에 수형자 선거권 제한 법률에 대한 검토 등 조치에 대한 정보를 180일 이내 제출하라고 했으나 정부는 관련 계획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앞서 헌재는 공직선거법 제18조 제1항 제2호에 대해 거듭 합헌 결정을 내렸으나 위헌 결정을 내리는 재판관이 2026년 들어 4명으로 늘어났다.
민변은 "헌재는 수형자 선거권을 박탈하는 공직선거법 조항이 보통선거 원칙을 선언하고 있는 헌법과 양립할 수 없음을 확인해야 한다"며 위헌 결정을 촉구했다.
realkwon@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