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그19 귀순 이웅평 아파트 78채 보상금…북 가족 위해 한 푼도 안 썼다"

사회

뉴스1,

2026년 9월 05일, 오전 05:25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전투기를 몰고 북한에서 탈출해 대한민국으로 귀순한 고(故) 이웅평의 귀순 이후 삶과 러브스토리가 공개됐다.

3일 방송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에서는 '기수를 자유로 돌려라, 북에서 온 이웅평' 편을 통해 이웅평의 귀순 과정과 한국 정착 이후의 삶을 조명했다.

이웅평은 북한 공군 조종사로 복무하던 1983년 2월 미그(MiG)-19 전투기를 몰고 서해를 넘어 남한으로 귀순했다.

전투기까지 몰고 내려온 그의 귀순은 당시 사회적으로 엄청난 화제를 모았다. 정부는 이웅평에게 보상금으로 15억 6000만원을 지급했다. 당시 고급 아파트 가격을 기준으로 약 78채를 살 수 있을 정도의 거액이었다.

한국에 정착한 이웅평은 이듬해 이선영 씨를 만나 사랑에 빠졌다. 하지만 처음부터 두 사람의 관계가 순탄했던 것은 아니었다.

이 씨는 당시 두 사람 사이에 문화와 성장 환경 등 적지 않은 차이가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문화 차이도 심하고 또 살아온 배경도 다르니까 우리 집에서는 생각할 수도 없는 얘기였다"고 말했다.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이 씨 역시 처음에는 이웅평에게 쉽게 마음을 열지 못했다. 그러나 이웅평은 포기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자신의 마음을 표현했다. 결정적인 순간은 두 사람이 만난 지 불과 한 달 만에 찾아왔다.

이 씨는 "장마철이었다. 제가 6월에 만났으니까 7월에 저희 집에 와서 무릎을 꿇고 저하고 결혼하겠다고 했다"며 "이 사람 아니면 안 될 것 같았다"며 "굉장히 강해 보이는데도 말하는 가운데 외로움이 저한테는 크게 다가왔다"고 이웅평에게 마음을 열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가족들의 반대는 거셌다. 이 씨는 이후 부모에게 여러 차례 자신의 의지를 밝혔다. 이 씨는 "내가 누구한테든 결혼할 건데 나를 이렇게 좋다는 사람이 훨씬 낫다. 그리고 내가 많이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 같다"고 부모를 설득했다고 회상했다.

이웅평의 끊임없는 노력과 진심은 결국 이 씨의 마음을 움직였고 두 사람은 1984년 11월 2일 결혼식을 올렸다. 처음 만난 지 불과 4개월 만이었다. 이를 지켜보던 출연진은 "4개월 만에 가능하냐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하다"고 감탄했다.

특히 이웅평은 한국 정부로 받은 보상금을 한 푼도 쓰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언젠가 통일되면 자신의 귀순으로 인해 고통받았을 북한 가족들을 위해 쓰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귀순 이후 대한민국 공군에 입대한 이웅평은 군 생활을 이어가며 한국에 정착했고 이 씨와 가정을 꾸렸다. 그는 공군 대령으로 예편한 뒤 2002년 세상을 떠났다.

khj8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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