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풀고 성취감 느끼고"…2030세대 사로잡은 '스도쿠'

사회

뉴스1,

2026년 9월 05일, 오전 06:30

각각 김초은 씨와 이도윤 씨가 직접 푼 종이 스도쿠 사진. (김초은 씨, 이도윤 씨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빈칸에 들어갈 숫자를 고르고, 지웠다가 또 다른 숫자를 채우기도 한다. 가로줄과 세로줄을 오가며 하나씩 숫자를 채워 넣다 보면 어느새 81칸이 맞아떨어진다.

스도쿠는 가로 9칸, 세로 9칸으로 이뤄진 격자에 1부터 9까지의 숫자를 각 가로줄과 세로줄, 3×3 구역마다 겹치지 않도록 채워 넣는 퍼즐 게임이다.

일주일에 약 3번 종이 스도쿠를 푼다는 김초은 씨(29)는 "(스도쿠를 하면) 단순히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집중하고 사고하는 시간을 보냈다는 느낌이 들어서 더욱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5일 뉴스1 취재에 따르면 최근 2030 세대를 중심으로 스도쿠가 새로운 취미로 주목받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는 스도쿠 풀이 후기나 관련 게시물도 공유되고 있다. 아침 일과로 스도쿠를 하거나, 지하철로 이동하면서 스도쿠를 푸는 등 각자의 방식으로 스도쿠를 즐기는 모습이다.

블랙키위 등 키워드 검색량 조회 플랫폼 통계를 종합하면 전날(4일) 기준 최근 한 달간 네이버의 '스도쿠' 검색 건수는 11만 3000건으로 집계됐다.

아직까진 검색량이 눈에 띄게 증가하진 않았지만, 이달 말까지 검색량은 지난달보다 약 9.06% 상승한 12만 9000건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처음 지인 소개로 가볍게 종이 스도쿠를 시작하게 됐다는 김 씨는 숫자를 하나씩 채워나가며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 생각보다 재미있어 자연스럽게 스도쿠를 계속 찾게 됐다고 했다.

주로 퇴근 후 잠들기 전이나 약속 시간보다 일찍 도착했을 때, 출퇴근 시간처럼 비교적 여유가 있는 시간에 스도쿠를 하며 시간을 보낸다고 김 씨는 설명했다.

특히 김 씨는 다른 콘텐츠와 달리 스도쿠의 경우 '자신이 직접 선택하고 집중할 수 있다는 점'을 매력으로 꼽았다.

그는 "SNS나 숏폼 콘텐츠는 의도하지 않아도 계속해서 새로운 콘텐츠에 노출되는 반면, 스도쿠는 직접 문제를 선택하고 시간을 내서 풀어야 하기 때문에 수동적으로 콘텐츠를 소비하기보다 온전히 제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주일에 4번 정도 종이 스도쿠를 푼다는 이도윤 씨(25)도 "아침에 일어나서 여유가 있을 때 스도쿠를 하거나 집에서 시간이 남을 때 주로 하고 있다"며 "대중교통을 이용해 이동할 때도 스도쿠를 즐겨 한다"고 설명했다.

이 씨는 "스도쿠를 한번 집중해서 풀기 시작하면 시간이 정말 빠르게 지나가는 것 같다"며 "다른 생각을 잠시 잊고 스도쿠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점도 좋고 하면 할수록 점점 더 빠져드는 알 수 없는 매력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스도쿠를 풀어나가면서 얻는 성취감을 큰 매력으로 꼽았다.

김 씨는 "이전보다 빠른 시간에 문제를 풀어 신기록을 세웠을 때 가장 짜릿한 것 같다. 또 중간에 막히는 부분 없이 전체적인 흐름을 잡고 술술 풀릴 때도 큰 재미를 느낀다"며 "스스로 생각한 방식대로 문제가 풀려나갈 때 성취감이 있다"고 했다.

이 씨도 "처음에는 잘 풀리지 않을 때도 있는데, 하나씩 숫자가 채워지면서 점점 답이 보이기 시작하는 과정이 재미있다"면서 "마지막에 모든 숫자가 맞게 채워졌을 때 특히 뿌듯하고 재미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스도쿠에 추리 요소를 결합한 책 '머도쿠'는 SNS를 중심으로 입소문을 탔다.(인스타그램과 엑스 갈무리)

스도쿠의 인기에 더해 다른 요소를 결합한 콘텐츠도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에는 X(옛 트위터)를 중심으로 스도쿠에 추리 요소를 결합한 '머도쿠'(머더(murder)+스도쿠)가 입소문을 타기도 했다.

머도쿠는 기존 스도쿠의 논리 구조에 용의자와 사물의 배치 등 추리 요소를 더해 범인을 추론하는 방식의 퍼즐이다. 이용자들은 SNS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하게 됐다" "문제를 푸는 동안 휴대전화를 들여다보지 않게 돼서 좋았다"며 후기를 남기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스도쿠가 단순·반복적인 활동을 통해 불안과 스트레스를 잠시 잊게 할 뿐만 아니라 문제 해결 과정에서 몰입감과 성취감을 얻을 수 있어 현대인들의 새로운 '소확행'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끊임없이 새로운 콘텐츠가 쏟아지는 시대에 스도쿠가 다시 주목받는 이유에 대해 "단순하고 반복적인 활동은 불안이나 스트레스가 있을 때 그로부터 잠시 벗어나 심리적으로 안정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도쿠가 주는 성취감과 몰입감이 현실에서 얻기 어려운 만족감을 보완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요즘 젊은 세대의 경우 직장이나 학교, 경제적인 문제 등 현실에서의 어려움이 있다 보니 문제를 풀면서 성취감을 얻으려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 같다"며 "일종의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고 말했다.

ks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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