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적십자사 회장 인준 놓고 깊어지는 李 대통령의 고민

사회

이데일리,

2026년 9월 05일, 오후 02:38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인요한 전 국민의힘 의원의 대한적십자사 회장 인준 여부를 둘러싼 이재명 대통령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취업심사를 통과하면서 대통령 인준만 남겨뒀지만 여당 대표가 직접 재고를 요청한 데 이어 보건의료노조와 적십자사 내부 노조의 반대 투쟁도 장기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회장 선출 이후 70여 일이 지나도록 최종 결론이 내려지지 않은 가운데 청와대 앞 1인 시위는 49일째, 대한적십자사 본사 농성은 31일째 이어지고 있다.

인요한 전 의원이 취재진에게 질문세례를 받고 있다.(사진=뉴시스)
인요한 전 의원이 취재진에게 질문세례를 받고 있다.(사진=뉴시스)
5일 정치권과 대한적십자사 등에 따르면 인 전 의원은 지난 6월 22일 적십자사 중앙위원회 의결을 통해 제32대 회장으로 선출됐다. 국민의힘 의원 출신인 인 전 의원이 이재명 정부 출범 직후 적십자사 회장으로 선출되면서 당시 정치권 안팎에서는 통합과 외연 확장을 염두에 둔 인사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선출 직후부터 반발이 이어졌다. 같은 국민의힘 소속인 한지아 의원은 6월 24일 기자회견을 열고 인 전 의원의 선출을 “이재명 정부의 위선적 인선”이라고 비판하며 사퇴를 요구했다. 보건의료노조와 대한적십자사본부지부의 반대 움직임도 갈수록 거세졌다. 노조는 인 전 의원이 과거 민간의료보험 확대와 영리병원 도입 등에 우호적인 입장을 밝혀왔다며 혈액사업과 적십자병원을 운영하는 공공·인도주의 기관의 수장으로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해왔다.

보건의료노조 대한적십자사본부지부 노동자들은 4일 청와대 농성장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보건의료노조 대한적십자사본부지부 노동자들은 4일 청와대 농성장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대통령은 즉각 인요한 인준 거부하라", "인요한 전 의원은 즉각 자진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사진=보건의료노조 대한적십자사본부지부)
대한적십자사본부지부는 지난 4일 청와대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대통령의 인준 거부와 인 전 의원의 자진 사퇴를 거듭 촉구했다. 노조에 따르면 이날 기준 청와대 앞 1인 시위는 49일째, 대한적십자사 본사 로비 농성은 31일째다. 노조는 “이제는 농성장이 아니라 일터로 돌아가 헌혈과 공공의료 사업을 통해 국민의 생명을 돌봐야 할 때”라며 대통령의 결단을 요구했다.

인준 절차 역시 순탄치 않았다.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는 한 차례 결론을 내리지 못한 뒤 지난달 24일 인 전 의원의 적십자사 회장 취업을 ‘취업 가능’으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대통령의 인준만 남았지만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25일 이 대통령에게 직접 인준 재고를 요청하면서 상황은 다시 복잡해졌다.

청와대는 김 대표의 건의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힌 이후 아직 최종 결론을 내리지 않고 있다. 인 전 의원 인선이 갖는 ‘통합인사’의 상징성과 여당 및 보건의료계의 반대 여론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셈이다. 결국 인 전 의원의 대한적십자사 회장 인선은 대통령의 최종 판단만을 남겨두고 있다. 인준 여부를 둘러싼 논란과 반대 투쟁이 장기화하면서 대통령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정치권과 보건의료계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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