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관리사 이 모씨가 2006년 9월 10일 크라운제과에 보낸 쿠크다스 포장 개선 제안 편지. 이 씨는 편지에서 포장지 폭을 넓혀 절취선을 새로 내는 방안을 손그림으로 제시했다. (사진= 이씨 제공)
7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국가공인 포장관리사 이모(60) 씨는 최근 크라운제과를 상대로 5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해당 소송의 시작은 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6년 9월 이씨는 크라운제과 대표이사 앞으로 손편지 형태의 기술제안서를 보냈다. 쉽게 부서지는 쿠크다스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포장지 폭을 넓히고 세로 절취선을 적용하는 내용이었다.
이 제안을 받은 크라운제과는 같은 달 마케팅부장 명의로 이씨에게 감사 서신을 보냈다. 2008년 6월에는 장완수 당시 대표이사 명의로 “고객님의 다양한 의견 덕분에 저희 크라운제과의 쿠크다스가 ‘지퍼라인’이라는 포장을 하게 됐다”며 해당 포장으로 ‘한국포장기술사회장상’을 수상했다는 취지의 서신을 보내기도 했다. 이후 크라운제과는 2008년 윤영달 회장과 장완수 당시 대표이사를 발명자로 하는 포장지 관련 특허를 출원했고, 2010년 등록을 마쳤다.
이씨는 이 과정에서 크라운제과가 자신의 동의 없이 2006년 제안한 아이디어로 특허를 출원했다고 주장했다. 이씨에 따르면 2010년 2월 크라운제과 마케팅부장이 이씨 자택을 찾아와 보상 방안을 문의했으나 이후 회사는 보상이 어렵다고 통보했다. 이 씨가 이에 항의하며 계속 보상을 요구하자 회사는 2011년 업무방해죄와 명예훼손죄 등이 성립할 수 있다는 취지의 공문을 보냈다.
이씨 측은 올해 2월 다시 보상을 요구하는 편지를 보냈지만 크라운제과가 “법적 책임이나 보상 의무가 없다”는 취지의 내용증명으로 답하자 민사소송 준비에 들어갔다. 이 씨의 청구액 50억원은 해당 포장기술 제안이 반영된 쿠크다스와 화이트하임 등 제품의 매출액의 일정 비율을 적용한 수치다.
◇크라운제과 “제안보다 10년 앞서 기술 개발”
크라운제과는 이 씨 측 주장을 전면 반박했다. 쿠크다스 포장 기술 개발은 이씨가 제안서를 보낸 시점보다 약 10년 앞서 시작됐다고 했다. 잘 부서지는 쿠크다스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1996년부터 원천 기술 개발에 착수했고 2001년부터 ‘이지컷’ 도입을 검토했다는 설명이다. 그리고 이미 2005년에는 가로 절취와 관련한 실용신안도 이미 등록해 보유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씨가 제안한 내용 역시 당시 제과업계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던 기술로 특허권을 주장하기 어려운 ‘자유실시기술’ 수준이었다는 게 회사 측 입장이다.
실제 적용된 포장 기술의 원리도 이씨의 제안과 다르다고 했다. 크라운제과 측은 “이씨의 제안은 포장지 폭을 넓혀 절취를 쉽게 하는 수준”이라며 “실제 적용한 ‘지퍼라인’은 포장재 내부에 별도의 필름을 열 접착해 두께 차이를 만드는 ‘유니버설 패키징’ 기술로 원리 자체가 완전히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 씨에게 보낸 감사 서신에 대해서도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크라운제과 측은 “당시 이씨는 자신이 포장 전문가라는 사실이나 보상 요구를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며 “고객 의견에 대해 의례적으로 보낸 답신이었을 뿐인데 이를 ‘아이디어 인정과 보상 약속’으로 오해해 2010년부터 금전적 보상을 요구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20년 전부터 자체적으로 개발해온 기술을 이제 와 자신의 아이디어라고 주장하는 것은 황당하다”고 밝혔다.
크라운제과는 이번 소송에 강경하게 대응하겠단 방침이다. 크라운제과 관계자는 “소송이 제기된 만큼 법무법인을 선임해 법적 절차에 성실히 임할 것”이라며 “불필요한 논란을 종식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이씨를 상대로 업무방해 및 영업방해 혐의로 맞소송을 제기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