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강인데 지갑 닫은 학생들…천정부지 물가에 대학가 상권 찬바람

사회

뉴스1,

2026년 9월 07일, 오후 03:06

7일 오전 11시 30분쯤 찾은 서울 광진구 건대입구역 앞 맛의거리에서 건국대 정문으로 이어지는 골목 상권 일대가 한산한 모습이다.2026.09.07.© 뉴스1 전지아 수습기자

9월의 첫 월요일인 7일 오전 11시 30분쯤 찾은 서울 광진구 건대입구역 앞 맛의거리에서는 문을 닫은 식당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점심이 가까운 시간이었지만 식사하기 위해 거리로 나선 대학생들은 발견하기 힘들었다. 학교로 향하는 골목까지 140m가량 늘어선 가게 5곳에는 임대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인근 일본 라멘 가게 점장 엄재만 씨(47·남)는 "1년 전과 비교하면 월 매출이 평균 1000만 원 정도 줄었다"며 "원래 점심시간엔 오후 1~2시까지 바빴는데 요즘은 오후 12시 30분쯤 되면 바쁜 일이 끝난다"고 말했다.

최근 월세 등 주거비에 이어 식비까지 생활 물가 전반이 고공행진 하면서 대학생들이 지갑을 여미고 있다. 대학가 상인들은 2학기 개강을 맞이하고도 '개강 특수'를 누리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날 건대입구역 인근 로데오거리와 맛의거리부터 학교 정문까지 이어진 골목의 상당수 식당이 손님 없이 한산하거나 아예 문을 닫았다. 점심시간이 가까워진 오후 11시 55분쯤에도 그나마 사원증을 맨 직장인이 대부분이었고 대학생들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상대적으로 외식 물가가 저렴한 대학가였지만 대부분 식당의 점심 메뉴 1개 가격이 1만 원을 웃돌았다.

이곳에서 11년째 돈가스 가게를 운영 중인 유선준 씨(38·남)는 "원래 건대입구나 홍대 쪽은 대학교 방학에 주춤하는 상권이 아닌데 요즘은 확실히 손님이 많이 줄었다"며 "근처 자영업자들끼리도 만나면 학생들이 돈을 많이 안 쓰는 것 같다는 얘기를 나눈다"고 귀띔했다.

국가데이터처가 2일 발표한 '2026년 8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2%,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1% 올랐다. 지난달 외식비 물가는 7월보다 0.1%,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2.7% 상승했다.

대학생들은 천정부지로 치솟는 물가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학식을 자주 찾게 된다고 입을 모았다.

건국대 재학생 조강은 씨(24·남)는 "그래도 학식이 근처 식당보다는 3000원 정도 저렴해서 개강하고 학식을 많이 먹으려 한다"며 "개강하고 나니 외식비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7일 오전 찾은 서울 광진구 건대입구역 앞 맛의거리 일대에 위치한 한 상가가 임대 안내문 붙였다.2026.09.07.© 뉴스1 전지아 수습기자

대학가 상권의 공실률도 높아지는 추세다. 한국부동산원의 소규모 상가 공실률 통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4~6월) 주요 대학가 공실률은 모두 10%를 넘겨 같은 기간 전국(8.5%)과 서울(6.4%) 공실률 수치를 웃돌았다.

올해 1분기(1~3월)와 비교하면 건대입구 공실률은 11.2%로 그대로였지만 △홍대·합정 14.9%(1.9%포인트(p) 상승) △서울대입구역 10.4%(0.8%p 상승) △신촌·이대 19.5%(4.4%p 상승)로 상당수 대학가 공실률이 몇 달 새 뛰었다.

건국대 앞에서 갈비찜 가맹점을 운영하는 홍성근 씨(64·남)는 "지난해부터 이곳 일대 대학생들이 많이 줄었다"며 "매출은 줄어드는데 가게 임대료는 안 내려가니 상가들도 줄줄이 임대를 내놓는데 그마저도 잘 안 팔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be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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