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교직원공제회 차기 CIO에 고재택 기금운용전략실장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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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4년 12월 13일, 오후 06:17

[이데일리 마켓in 김성수 기자] 한국교직원공제회 차기 기금운용총괄이사(CIO)로 고재택 기금운용전략실장이 ‘물망’에 올라있다. 교직원공제회 CIO 선임은 늘 내부승진으로 진행된 만큼 주식·부동산·기업 투자를 두루 경험한 고 실장이 선임될지 주목된다.

교직원공제회는 국내외 부동산 경기침체로 최근 5년간 대체투자에서 3221억원 손실이 발생했고,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 부결 여파로 국내 증시가 추락해 실적 부담이 높아졌다. 이같은 위기의 해법을 찾아야 하는 만큼 차기 CIO의 어깨가 무거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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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직원공제회 전경 (사진=교직원공제회)
◇ 고재택 실장, 주식·부동산·기업투자 두루 경험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교직원공제회는 내년 1월 16일 박만수 현 CIO의 임기 종료를 앞두고 후임자 선임 절차를 진행 중이다. 박 CIO는 휴가사용 및 정리 기간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 올해 말까지가 임기로 전해졌다.

교직원공제회 CIO 선임은 늘 내부승진으로 진행됐다. 또한 내부 공채 인사 중에서도 주식, 채권, 대체투자 부문을 두루 경험한 인물을 선임하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차기 CIO로 유력한 인물은 고재택 기금운용전략실장이다. 고 실장 외에도 1~2명 더 경쟁자가 있지만 사실상 고 실장이 적임자라는 인식이 내부적으로 형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고 실장은 중앙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고 지난 1994년도 교직원공제회에 공채 입사했다. 교직원공제회에 근무한 기간이 30년에 이르는 셈이다.

고 실장은 주식 팀장, 국내 부동산 팀장, The-K(더케이) 제주도 호텔 관리, 기업금융부 부장, 기업금융실장 등 다양한 보직을 거쳤다. 그는 업무를 할 때 큰 그림을 보는 스타일로, 직원들의 전문성을 존중하고 업무를 위임하는 유형으로 전해졌다.

고 실장이 기업금융부 부장 당시 추진한 ‘엘리 메’ 투자 건은 지난 2022년 상반기 교직원공제회에 상당한 수익을 발생시켰다. ‘엘리 메’는 미국 주택 구입을 위한 모기지 대출 신청을 처리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업체다. 지난 2020년 8월 인터콘티넨탈 익스체인지에 인수됐다.

엘리 메 CI
교직원공제회 기업금융부는 고 실장이 당시 부장이었던 2019년 엘리 메에 캐피탈 콜로 투자했다. 이후 해외에 설정된 펀드에서 1.3년 정도 뒤 자산을 매각하고 수익을 그 후에 인식했는데, 매각차익이 투자 원금의 약 4배인 1300억원 규모였다.

캐피탈 콜(Capital Call)은 목표한 투자 자금을 다 모아 놓고 투자금액을 집행하는 것이 아닌, 투자 자금의 일부를 조성, 투자금액을 집행한 후 추가적인 수요가 있을 경우 투자자들(LP)에게 자본납입을 요청(call)하는 절차를 말한다.

폐쇄형 사모자산 펀드의 경우 펀드매니저가 투자를 실행하고 펀드를 운용하기 위해 투자자들에게 자본을 요청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 대체투자 손실·국내증시 폭락, 차기 CIO 과제

교직원공제회 임원 직책에는 이사장, 감사, 이사가 있다. CIO는 기금운용총괄이사며, 이사 선임 절차는 △운영위원회 동의 △교육부 장관 승인 △이사장 임명 순이다.

운영위원회는 △교직원공제회 임원 선출 △규약·규정의 제정 및 개폐 △사업운영 계획 및 집행 관련 사항과 대의원회에서 위임된 사항을 심의·의결하는 기능을 한다.

운영위원회 구성원은 총 7명이다. 구성원은 △정갑윤 교직원공제회 이사장 △장미란 교육부 교원학부모지원관 △이정호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김형선 한미회계법인 상무(공인회계사) △전정덕 서울대학교병원 원무부장 △양규현 광주광역시서부교육지원청 행정지원국장 △최종길 울산광역시교육청 행정국장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정치적 멘토로 알려진 정갑윤 이사장은 최근 성추행 의혹으로 노조 측으로부터 사퇴 요구를 받았다. 다만 직무정지 상태가 아닌 만큼 CIO 선임 절차에 차질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교직원공제회는 올해 상반기에 ‘9.4%’라는 높은 수익률을 기록해 올해 목표치 4.5% 달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올해 교직원공제회 자산운용 목표를 보면 총 자산은 69조2000억원이다. 이 자산은 회원의 부담금 수입, 자산운용 수익 등에서 발생한다.

(자료=교직원공제회)
올해 상반기 투자자산 중에서는 주식 부문 수익률(14.9%)이 가장 높았고 △대체투자 9.5% △채권 4.8% △단기자금 2.7% 등 순으로 집계됐다.

대체투자의 하위 부문인 △국내 실물(3.3%) △해외 실물(4.2%) △해외 금융(8.6%)은 모두 벤치마크(BM) 수익률(각각 2.5%, 2.9%, 4.8%)을 넘어섰다. 반면 대체투자 국내 금융(2.8%)은 BM 수익률(3.1%)보다 0.3%포인트(p) 낮았다.

또한 올해 투자자산 부문 배분계획을 보면 대체투자 비중이 44.8%로 가장 많다. 이어 △기업금융 26.2% △주식 17.4% △채권 11.6% 순이다.

교직원공제회는 최근 5년간 대체투자 부문에서 5조5776억원 이익을 냈다. 다만 교직원공제회는 국내외 부동산 경기침체로 최근 5년간 대체투자에서 3221억원 규모 손실을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부동산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투자금 회수 여부에 불확실성이 커지는 만큼 투자손실이 더 커질 수 있다.

이에 따라 새로 선임될 CIO는 부동산을 비롯한 대체투자 부문에 많은 주의를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또한 올해 상반기 수익률에는 반영되지 않았지만, 연말 국내 증시 추락도 올해 전체 수익률에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과 탄핵소추안 부결 여파로 코스피·코스닥지수가 연저점을 경신해서다. 교직원공제회 올해 투자자산에서는 국내 주식 비중이 7.7%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