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버넌스포럼 “거래소의 거버넌스 이해 부족, 코리아 디스카운트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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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5년 2월 14일, 오전 09:24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14일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코리아 디스카운트’(국내 증시 저평가)가 상당 부분 해소됐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거버넌스에 대한 이해 부족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심화시킨다”고 평가했다.

기업거버넌스포럼은 이날 논평을 통해 “정은보 이사장은 지난 11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지난해 상장기업의 자사주 매입·소각은 사상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고, 코리아 디스카운트도 상당 부분 해소됐다. 밸류업 정책은 상당히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평했는데 대단히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포럼은 “팩트가 틀렸을 뿐 아니라 미사여구로 점철된 보도자료에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와 밸류업 핵심 이슈인 주주권리, 투자자 보호, 이사회 독립성, 자본비용, 자본배치 등 용어가 보이지 않는다”며 “해외에서 한국 증시는 빠른 속도로 존재감 없는, 변두리 시장으로 전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포럼은 “‘코리아 디스카운트도 상당 부분 해소됐다’는 정 이사장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작년말 코스피 주가순자산비율(PBR) 0.84배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0.94배 보다 낮았다”고 했다.
또 “‘밸류업 정책은 상당히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정 이사장 견해에 대부분 외국투자자들은 동의하지 않는다는 것은 지속적인 외국인 주식매도가 반증한다”며 “국내투자자 역시 대단히 실망했다”고 밝혔다.

포럼은 “한국 증시가 해외투자자 신뢰를 잃은 핵심 이유 중 하나는 상장사들이 중복상장을 계속 추진하기 때문”이라며 “중복상장은 모회사 주주 입장에서는 밸류업 아닌 밸류 파괴이며, 시장 전체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더 심각해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앞장서야 할 정 이사장은 간담회에서 자회사의 중복상장 문제에 대해서는 해당 기업과 투자자의 판단에 맡길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일본 기업거버넌스 개혁을 주도하는 노무라증권 IB대표 출신 야마지 히로미 일본거래소 CEO와 정 이사장은 자본시장에 대한 이해도와 진정성에서 대비된다”고 평가했다.

또 “글로벌 선진지수 편입 노력을 하겠다는 정 이사장의 전략도 국제금융시장에 대한 무지를 나타낸다”고 밝혔다. 포럼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확대에 따라 한국 시장과 기업의 시총이 과거보다 작아져서 국제금융시장에서 존재감이 없어졌다”며 “공매도 금지, 거버넌스 개혁 후퇴 등 이유로 MSCI 선진지수 편입 가능성은 당장 없지만, 거래소가 추진하겠다고 밝히는대로 한국이 MSCI 선진지수에 편입된다면 이는 축복이 아니고 재앙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