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거버넌스포럼은 이날 논평을 통해 “정은보 이사장은 지난 11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지난해 상장기업의 자사주 매입·소각은 사상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고, 코리아 디스카운트도 상당 부분 해소됐다. 밸류업 정책은 상당히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평했는데 대단히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포럼은 “팩트가 틀렸을 뿐 아니라 미사여구로 점철된 보도자료에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와 밸류업 핵심 이슈인 주주권리, 투자자 보호, 이사회 독립성, 자본비용, 자본배치 등 용어가 보이지 않는다”며 “해외에서 한국 증시는 빠른 속도로 존재감 없는, 변두리 시장으로 전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포럼은 “‘코리아 디스카운트도 상당 부분 해소됐다’는 정 이사장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작년말 코스피 주가순자산비율(PBR) 0.84배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0.94배 보다 낮았다”고 했다.
포럼은 “한국 증시가 해외투자자 신뢰를 잃은 핵심 이유 중 하나는 상장사들이 중복상장을 계속 추진하기 때문”이라며 “중복상장은 모회사 주주 입장에서는 밸류업 아닌 밸류 파괴이며, 시장 전체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더 심각해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앞장서야 할 정 이사장은 간담회에서 자회사의 중복상장 문제에 대해서는 해당 기업과 투자자의 판단에 맡길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일본 기업거버넌스 개혁을 주도하는 노무라증권 IB대표 출신 야마지 히로미 일본거래소 CEO와 정 이사장은 자본시장에 대한 이해도와 진정성에서 대비된다”고 평가했다.
또 “글로벌 선진지수 편입 노력을 하겠다는 정 이사장의 전략도 국제금융시장에 대한 무지를 나타낸다”고 밝혔다. 포럼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확대에 따라 한국 시장과 기업의 시총이 과거보다 작아져서 국제금융시장에서 존재감이 없어졌다”며 “공매도 금지, 거버넌스 개혁 후퇴 등 이유로 MSCI 선진지수 편입 가능성은 당장 없지만, 거래소가 추진하겠다고 밝히는대로 한국이 MSCI 선진지수에 편입된다면 이는 축복이 아니고 재앙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