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중국 아냐…한한령 해제 K콘텐츠 필승 장담 못 해”[오만한 인터뷰]

주식

이데일리,

2025년 2월 14일, 오후 01:52

김윤지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이 14일 이데일리 유튜브 ‘주톡피아’에 출연했다.(사진=이데일리)
[이데일리 이혜라 기자] “중국 문화산업 수준이 10년 전과 비교해 매우 높아졌다. 중국이 한한령(한류금지령)을 해제해도 K콘텐츠 필승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김윤지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14일 이데일리 유튜브 ‘주톡피아’ 인터뷰에서 “한한령 해제는 시기 문제일 뿐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중국이 시장 개방 범위를 제한할 가능성이 커 중국 내 K콘텐츠 영향력은 과거와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수석연구원은 중국이 문화시장을 전면 개방할 가능성을 낮게 봤다. 그는 “이전과 똑같은 형태로 우리가 전면적으로 중국 시장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인가는 다른 문제”라며 “중국이 그간 자체 콘텐츠 생산 시스템과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해 온 만큼, 한국에 ‘필요한 만큼만 수용한다’는 원칙을 내세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2010년대 중반까지 중국은 한국에 막대한 자본을 투입하면서까지 한국 콘텐츠를 배우려 했다”며 “하지만 현재는 중국 콘텐츠 생산 환경이 개선돼 한국에 의존할 필요성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중국 내수 콘텐츠가 경쟁력을 갖추면서 진입 장벽도 높아졌다는 것이다. 김 수석연구원은 “과거에는 한국 콘텐츠라면 드라마든 아이돌이든 무엇이든 중국에서 성공했지만 현시점 영향력은 그때와 달리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윤지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이 14일 이데일리 유튜브 ‘주톡피아’에 출연했다.(사진=이데일리)
김 수석연구원은 올해 문화산업은 분야별로 성장 속도에 차이가 날 것으로 봤다. K팝산업 확장은 지속하겠지만, 영화·드라마 등 영상콘텐츠 부문은 부진할 수 있다는 예상이다.

그는 “방탄소년단(BTS) 완전체 컴백, 블랙핑크·지드래곤 등 대형 아티스트 해외투어가 예정돼 있다”며 “공연사업을 필두로 K팝의 글로벌 입지는 강화될 것”이라고 했다.
영화·드라마 등 영상사업은 성장세가 둔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이다. 한국 영상 콘텐츠 인기에도 구매처가 한정돼 있다는 게 이유다. 사줄 곳이 적으면 갈수록 커지는 제작비 부담을 감당하기 어렵다.

김 수석연구원은 “해외에서 우리 콘텐츠를 구매하는 곳은 ‘넷플릭스’나 ‘디즈니플러스’, 범아시아 플랫폼 ‘뷰(Viu)’ 정도”라며 “다른 글로벌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들이 우리 콘텐츠를 사줘야 한다”고 했다.

그는 K콘텐츠 판로 확대를 위해 장르 다양화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류 붐 때부터 아시아 시장에선 로맨틱 코미디였다. 서구권은 오징어게임, 킹덤 등 아시아와 차이가 있다”며 “한류콘텐츠와 K콘텐츠 성격을 구분하고, 장르적 실험이 더 활발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수석연구원은 하이브(352820) 와 어도어 간 경영권 분쟁을 사례로 들며 엔터사들에 경영능력 배양을 주문했다. 그는“몸집을 키운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은 ‘멀티레이블 체제’를 도입해 아티스트 공백을 메우며 꾸준한 현금흐름 창출을 시도했다”며 “멀티레이블 체제를 택한 엔터사들이 보다 정교한 경영 방식을 택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그는 “다양한 레이블을 관리하는 방식, 모회사-자회사 관계로 레이블을 뒀을 때 어느 정도까지 경영권을 보장해 주는 게 맞는지 등을 설계해 정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윤지 수석연구원 인터뷰 전체 내용은 이데일리 증권시장부X글로벌마켓센터 유튜브 채널 ‘주톡피아’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