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칼 빼든 트럼프, 韓증시에 '새로운 기회' 될까[증시핫피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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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5년 2월 15일, 오전 08:30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격적인 관세 정책을 펼치면서 금융시장에 충격을 안겼다. 한국 증시 역시 수출주를 중심으로 변동성이 커지면서 뉴스플로우에 따라 급등락이 이어지는 양상이다. 트럼프 정부가 추진하는 MAGA(Make America Great Again) 폭풍으로 국내 증시에 부담이 커지고 있으나 일각에서는 특정 섹터를 중심으로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사진=REUTERS
15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이번주 코스피 지수는 전주 대비 2.74% 오르며 강세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약한 관세 부과 정책이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투자심리가 요동쳤으나 되려 지수는 반등했다. 상대국의 비관세 장벽까지 두루 검토해 관세율을 도출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등을 바탕으로 관세 정책이 외교 협상용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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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중국에 대한 추가 10%의 보편관세를 부과한데 이어 전세계 무역 파트너에 상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하며 전 세계를 대상으로 무역 전쟁을 선포했다. 미국 시장이 상당히 개방된 데 반해 무역 상대국들은 폐쇄적이어서 상당한 무역적자를 보고 있다는 게 이번 조처의 배경으로 적성국뿐만 아니라 동맹국까지 대상에 올렸다. 미국 시장의 장벽이 높아진다면 나머지 국가의 경제에도 적지 않은 충격이 뒤따를 수밖에 없기 때문에 각국이 대응에 나서는 등 초긴장 상황이 이어지는 중이다.

한국은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의 대미 무역흑자를 기록한 데다가 미 재무부로부터 ‘환율 관찰 대상국’으로 재지정된 상태여서 이번 상호 관세 조처에서 예외가 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관세 부과 품목으로 한국의 주요 수출품인 자동차, 반도체 등을 예고한 것도 부담스럽다.
리스크가 다분한 상황이나 시장은 앞으로 트럼프 관세 압박 강도가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정치권의 합의 없이 관세 환경을 구축하기에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4년은 짧은데다 미국 기업들에 유리하다고 볼 수 없어 내부 반발 등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트럼프 관세 정책을 외교용 협상 또는 압박수단일 가능성이 크다는 해석이 잇따라 나오는 이유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시장이 현재 걱정하고 있는 급진적인 대규모 관세는 미국이 제 발등을 찍는 일이라는 평가가 우세한 상황”이라며 “트럼프 1기 때처럼 예외를 인정하면서 관세 효과를 낮출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반도체와 자동차 등 주력 산업의 수출 성장세 둔화 등 리스크가 있으나 새로운 기회가 열릴 가능성도 있다. 임혜윤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관세가 협상수단이라는 전제 하에서는 위험자산 비중 확대가 유효하다”며 “트럼프 정책의 충격이 제한되는 가운데, Non-US 경기가 저점을 지나고 있기 때문이며 G2의 제조업 사이클과 투자 확대 등을 감안하면, 경기민감 업종에 관심을 가져야 하고, 정책효과가 더해질 중국 소비도 눈여겨볼 만하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