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런던베이글뮤지엄)
엘비엠 측이 희망하는 런던베이글뮤지엄 매각가는 3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런던베이글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약 260억원 기준 멀티플 11배에 달한다. F&B 기업 평균 멀티플이 5~7배 수준임을 감안하면 런던베이글이 3000억원의 밸류에이션을 달성하기는 쉽지 않을 거란 전망이 이어졌다. 이니어스PE가 제시한 2000억원도 멀티플 7~8배라는 점에서 낮은 가격이 아니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니어스PE의 딜 완주 가능성도 미지수다. 2017년 설립된 이니어스PE는 현재 남아있는 펀드 자금이 없어 새롭게 출자자(LP)를 모집해 외부 자금을 수혈해야 하는 상황이다. 펀딩 상황에 따라 자금 조달이 난항을 겪을 경우 인수 자체가 무산될 위기가 상존한다. 이 경우 기존 매각 논의자였던 JKL파트너스로 순번이 넘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니어스PE의 이력에 주목하는 이들도 있다. 과거 이니어스PE가 NH PE와 함께 중순위 투자자로 투자한 폴라리스쉬핑이 대표적이다. 이니어스PE의 투자를 받은 폴라리스쉬핑의 투자유치가 수차례 무산되며 이니어스PE의 엑시트(투자금 회수) 시점이 기약없이 미뤄졌고, 결국 지난해 메리츠증권이 폴라리스쉬핑에 3300억원 규모 대출을 내어주며 가까스로 회수에 성공했다. 최근 프랜차이즈 불황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런던베이글 역시 비슷한 상황을 겪지 않을 거란 보장이 없다.
한편 엘비엠은 런던베이글뮤지엄 매각설에 대해 ‘경영권 매각이 아닌 투자유치’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엘비엠 측이 원하는 3000억원은 지분 100%를 기준으로 한 규모다. 지분 100%에 해당하는 자금을 외부에서 조달하면서도 경영권은 유지된다는 주장은 곧 경영권 매각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이 시장의 해석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지분 구조상 지배력이 넘어간 상황에서 경영 무개입을 주장하는 건 시장 상식과 거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에도 유사한 사례가 있었다. 한미약품그룹의 경영권 분쟁 당시 오너일가 중 송영숙·임주현 모녀와 대립각을 세우던 임종윤·임종훈 형제는 “지분 매각은 하지 않겠다”면서도 1조원 규모 외부 투자유치를 추진 중이라고 지속적으로 주장했다. 그러나 시장에선 ‘실체가 없다’는 비판이 이어졌고, 결국 투자유치는 성사되지 못한 채 일부 지분만 매각되는 선에서 정리됐다.
또다른 IB업계 관계자는 “시장은 말보다 지분을 본다. 사모펀드의 특성상 수익 실현과 구조조정, 경영 참여 여부는 지분율에 의해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며 “경영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선언이 얼마나 유효할지는 향후 엑시트 전략에서 드러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