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파르게 치솟은 코스피…“추가 상승 vs 단기 조정” 전망 엇갈려[주간증시전망]

주식

이데일리,

2025년 6월 15일, 오후 07:08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국내 증시가 새 정부 출범에 따른 ‘허니문 랠리’를 타고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앞으로의 주가 흐름에 대한 증권가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정책 기대감에 따른 추가 상승 여력을 점치는 낙관론과 함께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 출회와 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 충돌 등으로 조정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는 신중론이 동시에 제기된다.

15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지난주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지수는 전주 대비 82.57포인트(2.94%) 오른 2894.62에 거래를 마쳤다. 대통령 선거 이후 6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주중 2022년 1월 이후 약 41개월 만에 2900선을 돌파하기도 했지만, 지난 13일 중동발(發) 지정학적 리스크가 두드러지면서 단기 조정 흐름을 보이기도 했다.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공습에 나서는 등 중동 위기가 격화한 1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가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밸류에이션 리레이팅 기대…3100선도 가능”

증권가에선 코스피가 두 달 남짓 만에 2200선에서 2900선까지 급등한 상황에서도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 상법 개정안 등 새 정부의 구조개혁 드라이브가 여전히 코스피 상승 동력으로 작용하리라고 내다봤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갈등으로 일시적 조정이 있었지만, 전면전 등 극단적 상황으로 확산하지 않는 한 조정 폭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내수 부양 기대와 더불어 상법 개정 등을 통해 한국 자본시장에 대한 디스카운트 요인이 해소되리란 기대감이 코스피 상승의 주요 동력”이라며 “급격한 주가 상승에 대한 경계감은 있지만, 정책 시행이 확인된 이후 다시 수급이 유입될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외국인 수급 여력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평가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외국인 투자자 보유 지분율은 여전히 10년 평균보다 낮은 수준”이라며 “(새 정부 정책에 따른) 밸류에이션 리레이팅 기대가 작용하는 데다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과 낮은 주가순자산비율(PBR) 해소에 대한 기대가 더해지며 외국인 매수 여력은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주요 증권사들도 코스피 상단 전망치를 속속 조정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하반기 코스피 밴드(범위)를 기존 2400~2900에서 2600~3150으로 상향 조정했다. NH투자증권 역시 상단 전망치를 3000에서 3100으로 올려 잡았다. KB증권은 내년 상반기까지 코스피가 3240선에 도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책 모멘텀 유효하지만…기술적 저항·변동성 주의”

반면, 일각에선 정책 추진 동력과 대외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단기 조정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상법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가 지연된 데다 여당 원내 지도부 교체 이후 정책 드라이브 속도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점에서다. 정책 방향성은 긍정적이지만, 추진 속도에 따라 증시 흐름에도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최근 상승 폭이 컸던 만큼 이스라엘과 이란 간 긴장 고조 등 지정학적 불안 요소 등에 따라 당분간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한다. 오는 17일까지 진행되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와 19일(한국시간)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도 시장의 단기 방향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게 증권가 분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외국인 시각 변화에 따른 코스피 상승 가능성은 유효하지만, 단기적으로는 기술적 저항선에 부딪히며 숨 고르기 장세가 나타날 수 있다”며 “정책 기대감으로 급등했던 업종에선 차익 실현과 순환매가 나타날 수 있으며, 반도체·자동차 등 실적 대비 저평가 업종으로는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밸류에이션 부담도 점차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현재 코스피 PBR은 1배 수준에 근접한 상태”라며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지수 상단이 높아지려면 기업 실적이 뒷받침돼야 하지만, 수출 둔화와 원화 강세 영향으로 컨센서스 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음 달 실적 시즌을 앞두고 수익성이 양호한 업종 중심의 선별적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또 지수 대비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코스닥 시장의 상승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평가다. 특히, 최근 급등한 종목군에서 차익 실현이 나올 수 있는 만큼 실적 기반 종목 위주의 방어적 접근을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그래픽=이데일리 김다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