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거버넌스포럼 “사익추구 감추는 견강부회식 공시, 엄격한 감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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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5년 7월 01일, 오전 09:35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1일 “사익추구를 감추려는 견강부회식 공시에 대한 개선 없이는 상법에 주주 충실의무를 명시해도 소용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기업거버넌스포럼은 이날 논평을 통해 “상법 개정 전 견강부회식 공시가 남발되고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포럼은 “주주 충실의무를 명시하는 상법 개정을 앞두고 상장회사들의 행태가 가관”이라며 태광산업, 파마리서치, 롯데렌탈의 사례를 들었다.

포럼은 “태광산업(003240)이 석유화학과 섬유업을 하다가 느닷없이 3200억원이 필요하다며 자사주 대상 교환사채를 발행하겠다고 하는 이유는 뷰티, 에너지, 부동산 사업을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며 “하지만 말 뿐이지 그 어디에도 구체적인 계획도 준비도 없다”고 지적했다. 태광산업은 다만 이날 올해와 내년 1조 5000억원 가량을 투입하는 ‘투자 로드맵’을 설정했다.

포럼은 파마리서치(214450)에 인적분할 계획에 대해선 “파마리서치가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회사를 쪼개서 다시 상장하려는 이유는 투자 및 M&A 업무와 본업을 구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디에 투자하고 어떤 회사를 M&A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은 역시 없다”고 밝혔다.

롯데렌탈(089860)과 관련해선 “잠재적 지배주주를 위해 무려 2100억원 어치의 신주를 구주의 1/3 가격으로 발행하는 이유는 중고차 관련 신사업을 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지배주주가 바뀌어야만 그런 신사업을 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전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포럼은 “회사들이 겉과 속이 다른 주장을 하면서 자본시장을 교란하는 것에는 이같은 행태를 방관해 온 감독기관의 책임도 크다”며 “자본시장법은 분명히 ‘중요한 사항이 허위이거나 누락되거나 불분명해서 투자자가 제대로 판단하기 어렵거나 중대한 오해를 할 수 있는 사항’에 대해서는 정정 요구를 하고 증권 발행을 금지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감독기관에게 부여하고 있지만, 작년 일부 사례를 제외하고 이러한 권한이 전혀 엄격하게 행사되지 않아 왔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무리 주주 충실의무와 다양한 법안이 시행되더라도 이런 거짓, 부실 공시가 제대로 감독되지 않고, 자본시장의 기본 중의 기본인 정직과 투명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자본시장 정상화와 코스피 5000은 모두 공염불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포럼은 “가장 중요한 거래의 목적과 이유를 숨기거나 추상적으로 둘러대는 것은 명백한 거짓, 부실 공시”라며 “합리성이 없는 주장은 엄격한 감독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