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전 총재는 1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에서 열린 ‘한국투자공사(KIC) 창립 20주년 투자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글로벌인프라스트럭처파트너스(GIP)에서 파트너 겸 부회장을 맡고 있다.

김용 전 세계은행 총재가 1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에서 열린 ‘한국투자공사(KIC) 창립 20주년 투자세미나’에서 발언하고 있다. 그는 글로벌인프라스트럭처파트너스(GIP)에서 파트너 겸 부회장을 맡고 있다. (사진=김성수 기자)
그는 “많은 분들은 신흥시장이 너무 리스크 높다고 추정한다”면서도 “하지만 신흥시장은 글로벌 무역 참여율도 매년 늘어나고 중산층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흥시장 인프라는 관세 충격도 받지 않고 있다”며 “지난 2017년 도널드 트럼프 정부 1기와 올해 트럼프 정부 2기를 비교하면 관세 전쟁이 교통 부문에 미치는 영향은 중립적이거나 긍정적이며, 데이터센터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특히 신흥시장은 청년인구가 많고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돼서 인프라 수요가 높다”며 “오는 2030년까지 신흥시장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4%인 반면 선진국은 1.6%밖에 안 된다”고 말했다.
김 전 총재는 “70년 전 빈곤한 국가들의 경우 국부를 투자할 여력이 없어서 현금으로 보관했다”며 “세계은행(WB)은 신흥시장에 자산을 증식하는 서비스를 제공했고, 그 결과 아프리카 국가들이 수혜를 입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게다가 이 펀드의 기대수익률은 약 5% 내부수익률(IRR)이었다”며 “물론 신흥시장 국가라는 점을 고려하면 프리미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은행이 지난 1965년 한국에 차관을 줄지 말지를 결정할 때 한국은 소말리아, 가나보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낮았다”며 “게다가 한국은 광물자원이 모두 북한에 있으니 대출을 해주기 어렵다는 결론도 나왔었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은행이 한국에 고속도로 대출에 이어 교육을 위한 대출을 해줬을 때 다들 비웃었다”며 “인프라를 구축한 후에야 헬스케어, 교육에 투자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은 한강의 기적을 이뤄냈고, 아프리카에서도 이같은 기적을 펼치고 싶어한다”고 덧붙였다.
김 전 총재는 “현재 한국은 출산율 하락과 높은 자살률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1980년대 일본 자살률이 한국의 2배였는데 이제는 역전됐으며 이는 한국의 사회망이 붕괴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런 상황에서도 여러 투자 기회가 있다”며 “한국은 정신과 치료를 위한 접근이 부족하기 때문에 AI 시스템이 도입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컨대 우울증 환자에게 AI 기반 CBT를 제공해서 치료율을 2%에서 30%로 끌어올릴 수 있다”며 “이 분야 신생 기업들이 들어서고 있는 만큼 신흥시장에도 도입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AI 기반 영상의학 경우도 세계 최고라는 것이 입증됐다”며 “AI 기반 인프라에 많은 투자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