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가 한미 무역협상 최종 타결 기대감에 사상 최고치를 새로 쓴 1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증시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사진=뉴스1)
16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증권주 14개 종목을 모아놓은 KRX 증권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73%(39.37포인트) 오른 1482.83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49%(91.09포인트) 오른 3748.37에 거래를 마쳤다.
금리 인하 사이클과 유동성 확대로 코스피가 3600선을 넘어 3700선마저 돌파하자 증권사 실적 증가 기대감이 확산됐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증권업에 유리한 환경이 유지되고 있다”며 “9월 들어 한국거래소(KRX)와 넥스트트레이드(NXT) 합산 거래대금이 연일 30조원을 상회했고 이달 10일에는 39조 2000억원(KRX 28조 3000억원, NXT 10조 9000억원)으로 역대 최고를 경신했다”고 설명했다.
증시 대기자금인 고객예탁금도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13일 80조 1901억원으로 2021년 5월 3일의 기존 역대 최고치(77조 9018억원)를 경신했다. 최근치인 15일 기준으로도 78조 6514억원 수준을 유지했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3분기 국내 일평균 거래대금은 25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5% 증가했다”며 “커버리지 합산 증권사(5개사)들의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은 같은 기간 3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에 미래에셋증권(006800), NH투자증권(005940), 삼성증권(016360), 한국금융지주(071050), 키움증권(039490) 등 커버리지 증권사들의 3분기 합산 순이익은 1조 53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때보다 26.2% 늘어 컨센서스를 9.2% 상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 연구원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여파로 위축이 예상됐던 기업금융(IB)은 인수금융과 리파이낸싱, 회사채 발행 등으로 돌파구를 찾아 IB 관련 수익도 양호할 것”이라며 “싸이클 산업이면서 레버리지 비즈니스의 구조가 2025년 우호적인 업황을 만나 매 분기 승승장구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증권주 주가는 2분기 고점을 완전히 회복하지는 못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6월 2만 5000원대까지 올랐다가 8월 1만 7000원대로 떨어졌으며, 최근 2만 2000원대까지 회복한 상태다.
NH투자증권도 7월에 2만 3000원대까지 올라 52주 신고가를 경신했으나 현재 주가는 2만원 수준이다. 삼성증권, 한국금융지주 등도 비슷한 흐름이다. 그나마 키움증권(039490)은 지난달 23일 장중 28만 250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경신했으나 현재는 25만원 수준이다.
정태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가 전고점을 넘을 때 증권주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며 “정책 모멘텀이 약화된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또 연간 실적이 호조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나 주가에 선반영한 측면이 크다는 분석이다. 박혜진 연구원은 “지난 2분기와 같은 급등은 기대하기 어렵다”며 “실적을 극대화하는 증권주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고 조언했다.
증권가에서는 한국금융지주를 최선호주로 꼽고 있다. 대형 증권사 5곳의 올해 순이익은 전년 대비 평균 35.3% 늘 전망이지만, 한국금융지주는 61.2%로 커버리지 가운데 가장 개선 폭이 클 것으로 예상해서다. 또 지난 9월 한국투자증권 9000억원 증자에 이어 4분기 중 종합투자계좌(IMA) 발표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 레버리지 확장도 기대하고 있다.
조아해 연구원은 “한국금융지주는 이번 분기에도 압도적인 재무 체력을 입증할 것”이라며 “발행어음 강점뿐 아니라 IMA 도입 시 추가적인 성장 동력을 보여줄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