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7일 보고서에서 “2차전지 업종의 최근 상승은 실적 전망치 상향에 근거한 상승보다는 순환매 성격의 상승에 더 가깝다고 판단한다”며 “미국 전기차 수요 둔화에 따른 실적 하향 조정이 마무리된 이후 매수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일러스트=게티이미지프로)
또 하나의 촉매로는 미국 에너지저장장치(ESS) 업체 플루언스 에너지(Fluence Energy)의 주가 급등을 꼽았다. 플루언스 에너지는 최근 신규 수주와 CEO의 낙관적 발언이 겹치며 3거래일간 50% 넘게 상승했다.
주 연구원은 “플루언스 CEO가 ‘앞으로 주문의 절반이 미국에서 나올 것’이라고 언급한 만큼, AI 데이터센터발 ESS 수요가 탄탄하게 유지되고 있다”며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의 ESS향 매출이 각각 2027년까지 35GWh, 26GWh로 고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그는 “미국 전기차 수요 둔화라는 하방 리스크는 경계할 필요가 있다”며 “ESS 비중이 낮은 만큼 전기차 판매 부진이 전체 실적을 끌어내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주요 2차전지 업체들의 2026년 영업이익 전망치는 최근 석 달 새 19%가량 하향 조정됐다.
그는 “과거 2차전지 주가는 영업이익 전망치와 동행했다”며 “전기차 수요 둔화가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되는 내년 초까지는 조정이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도 “중저가 배터리 대응 능력을 갖춘 LG에너지솔루션과 테슬라 밸류체인 내에 있는 엘앤에프를 우선적으로 선호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