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실적 부진·플랫폼 갈등에 주가 약세…“중장기 성장 동력은 여전”

주식

이데일리,

2025년 11월 15일, 오후 06:30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월트 디즈니가 기대에 못 미친 실적과 플랫폼사와의 갈등 우려로 주가가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다만, 스트리밍과 테마파크 등 핵심 사업은 탄탄한 성장 흐름을 이어가고 있어 증권가는 “단기 조정이 불가피하나 중장기 전략은 유효하다”고 진단했다.

15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디즈니는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권 거래소에서 전 거래일보다 1.81달러(1.68%) 내린 105.8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실적 발표 이후 2거래일 연속 내림세를 이어가며 최근 한 달간 유지하던 110달러선 아래로 밀려났다.

뉴욕 증권 거래소 스크린에 띄워진 디즈니 로고 (사진=AP 연합뉴스)
앞서 디즈니는 13일 2025회계연도 4분기(7~9월) 실적을 발표했다. 조정 주당 순이익(EPS)은 1.11달러로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지만, 매출액(224억 6000만달러)와 영업이익(34억 8000만달러)은 TV 네트워크와 영화 부문의 부진으로 소폭 역성장을 기록하며 기대에 못 미쳤다.

특히 지난해 동기 ‘데드풀과 울버린’, ‘인사이드 아웃2’ 등 흥행작의 기저 부담도 있었던 데다 신작 성과도 부진하면서 콘텐츠 매출액이 26% 급감했고, 엔터테인먼트 부문 영업이익도 35% 줄었다. 이에 실적 발표 직후 주가는 7.75% 하락했다.

유튜브TV(구글)와의 콘텐츠 공급료 갈등도 부담 요인이다. ESPN·ABC 등 디즈니 계열 채널 20여개는 10월 말부터 유튜브TV에서 송출이 중단된 상황으로, 양측은 수수료 인상을 두고 대치하면서 분쟁 장기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민하 삼성증권 연구원은 “디즈니는 콘텐츠 가치에 대한 적정한 반영을 요구하며 사용료 인상을 주장하고 있고, 구글은 이를 수용하면 유튜브TV 구독료 인상과 이용자의 콘텐츠 선택권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며 맞서고 있다”며 “양측의 팽팽한 줄다리기 국면이 지속하며 분쟁 장기화 우려가 확대되고 있고, 이에 따른 실적 부담도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스트리밍과 테마파크 사업은 탄탄한 흐름을 이어갔다. 디즈니플러스·훌루 등 스트리밍 사업(DTC) 부문은 전 분기 대비 1240만명의 가입자가 순증하며 성장세가 뚜렷했고,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39% 늘었다.

테마파크·크루즈를 포함한 익스피리언스 부문은 크루즈 사업 호조와 방문객 증가, 인당 지출액 상승 등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3.2% 증가했다.

디즈니는 내년(2026년) 실적 전망으로 조정 EPS의 두자릿수 증가를 제시하며 낙관적 가이던스를 유지했다. 자사주 매입 규모를 올해 대비 두 배로 늘리겠다고 밝히는 등 주주환원 정책도 강화했다. 스트리밍 부문 영업이익률 목표는 10%로 제시했다.

최 연구원은 “플랫폼사와의 갈등, 상저하고 실적 구도 등을 고려하면 당분간 주가 모멘텀은 제한적일 수 있다”며 “스트리밍 부문의 구독료 인상 효과와 테마파크 확장 전략을 고려하면 중장기적으로 더욱 강력한 수익 창출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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