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는 전주 대비 57.81포인트(1.46%) 오른 4011.57에 마감했다. 미국 연방 정부의 셧다운 종료 기대감과 정부·여당의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 인하 논의가 호재로 작용하며 4100선을 회복했지만, 10월 FOMC 이후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약화하고 AI 거품론, 환율 급등 등이 맞물리면서 상승 폭은 축소됐다.
코스피가 뉴욕증시 급락 여파로 3% 이상 하락한 1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지수가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주 연준 주요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통화 긴축 선호)은 12월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을 낮추면서 유동성 장세를 나타내는 코스피에도 악재로 작용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지난달 말 기자회견에서 12월 기준금리 추가 인하에 대해 “기정사실이 아니다”라고 발언한 이후 일부 연준 위원들도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잇달아 내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파월 의장은 위원회 내에서 금리 경로에 대해 강하게 다른 의견들이 있다는 점을 시사했고, 10월 FOMC 이후 블랙 아웃 기간이 해제되면서 나오는 연준 위원들의 발언들도 저마다 다른 스탠스를 노출하고 있다”며 “확실한 것은 연준 내부에서 점차 금리 동결 또는 속도 조절에 대한 의견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원·달러 환율도 1475원대까지 급등하며 국내 증시에 부담을 키웠다. 당국의 구두 개입성 발언으로 환율이 소폭 하락하긴 했으나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주 코스피 시장에서 1조 8642억원 규모를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섰다. 특히 지난 14일엔 올해 최대 규모인 2조 3668억원이 넘는 금액을 팔아치웠다.
외국인과 연기금 매물이 집중되면서 그동안 상승장을 주도해 왔던 성장주와 기술주, 정책 수혜주가 일제히 급락했다. 반도체와 2차전지, 조선, 방산, 기계 종목 등의 낙폭이 컸다. 이 연구원은 “현재 코스피는 대세 상승 속 단기 과열을 해소하고 있다”며 “대내적으로는 원화 약세가 진정되지 않는 한 외국인 수급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국면”이라고 설명했다.
◇AI 모멘텀 분기점…엔비디아 실적에 시장 촉각
이번 주 국내 증시는 글로벌 AI 대장주인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와 FOMC 의사록 공개가 가장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국내에선 국정감사 종료 이후 국회가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 조율과 3차 상법 개정안 논의를 본격화할 것으로 보여 정책 이슈도 증시의 추가 동인으로 거론된다.
시장에선 엔비디아 실적이 AI 모멘텀 회복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미국 빅테크의 실적이 대체로 양호했던 만큼, 투자자들의 관심은 단순 실적보다 마진 개선 여부, 매출 증가 속도,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AI 거품론과 데이터센터 수요에 대해 어떤 메시지를 내놓는지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통화 정책 불확실성도 여전하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기준 12월 금리 인하 확률은 51.9%까지 떨어져 1주 전(69.6%) 대비 크게 낮아진 상태다. 미국 정부 셧다운 종료 이후 물가와 고용 지표 발표가 이어진다는 점에서 앞으로 경제 지표 변화에 대한 금리 민감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평가다.
아울러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 25% 잠정 결정과 대형 증권사 종합투자계좌(IMA) 인가 등이 진행 중인 상황에 이번 주엔 자사주 소각 의무화 논의가 구체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여당은 기존 자사주까지 1년 내 소각하도록 하는 상법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자본시장 개선 흐름은 벤처·중소기업 투자 활성화로 이어지고 있다”며 “국민성장펀드를 통한 AI·바이오 등 첨단 산업 중심의 자금 유입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며 “결론적으로 자사주 비중이 큰 금융·지주사와 성장산업 내 중·소형주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