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에만 9조 가까이 판 외국인…반도체 덜고 담은 종목은

주식

이데일리,

2025년 11월 17일, 오후 07:12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이달 들어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이 매도세로 전환하면서 증시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다만 외국인 매도세가 국내 증시에 대한 부정적 평가보다 차익 실현 성격인 만큼, 주가 조정을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하는 전략이 유효하단 평가가 나온다.

17일 오후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지수가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들어(1~17일 기준) 코스피·코스닥 시장에서 8조 8230억원 규모를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9월 7조 910억원, 10월 5조 9460억원 규모를 순매도한 것에서 세달 만에 매도 우위로 전환한 것이다.

지난달까지만도 2개월 연속 삼성전자(005930)를 국내 증시 전체 종목 중 가장 큰 규모로, 집중 매집해 온 외국인은 이달 들어 삼성전자를 1조 7330억원 규모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SK하이닉스(000660)도 5조 4090억원 규모로 전체 종목 가운데 가장 큰 규모로 순매도하며 반도체 대장주를 나란히 팔아치웠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순매도가 집중된 업종은 반도체로 차익 실현 및 AI 고밸류 부담 우려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원·달러 환율 상승이 심화되고 있는 점도 외국인 수급 약화 요인”이라고 밝혔다.

외국인은 이밖에도 두산에너빌리티(034020)(-5840억원), 한화오션(042660)(-3600억원), 삼성중공업(010140)(-1880억원) 등 최근 시장의 상승을 이끌어온 주도 업종의 종목 역시 대거 순매도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은 지난 2주간 반도체, 기계, 조선, 방산 등 주도 업종을 집중적으로 매도했다”며 “그런데 해당 업종은 이익 전망이 개선되고 있고 펀더멘털에는 문제가 없어, 단기적으로 상대강도지수(RSI)가 과열 구간에 진입해 차익실현 욕구를 자극할 만한 위치였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매도 우위로 돌아선 가운데 매수한 종목은 바이오주로 집중됐다. 외국인은 셀트리온(068270)을 3390억원 규모로 가장 많이 순매수했고, SK바이오팜(326030)(930억원), 알테오젠(196170)(920억원)등도 순매수했다.

이와 함께 외국인은 AI 인프라 관련주로 분류되는 이수페타시스(007660)(2210억원), LG(003550) CNS(1700억원) 등을 많이 사들였다. 외국인은 그간 상승장에서 소외됐던 바이오주로 눈을 돌리고, AI 테마 내에서도 대형 반도체주를 차익실현하고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종목으로 옮겨간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서는 이달 외국인의 국내 증시 매도 우위 흐름이 단기적인 차익 실현 성격으로 평가하며, 주도 업종의 주가 하락을 매수 기회로 활용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봤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국내 CDS프리미엄과 신용스프레드는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글로벌 기업의 설비투자(CAPEX) 확장 사이클로 인한 국내 수출 증가가 이어지고 있으며 국내로 유입된 해외 직접 투자 금액도 2개 분기 연속 증가했기 때문에 추세적인 자금 이탈은 아닐 것으로 판단한다”며 “최근 외국인 지분율이 고점 대비 하락한 기업들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 역시 “최근 변동성을 극단적인 위험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며 “오히려 가격 부담이 완화된 업종을 선별해 저가 매수 기회를 모색할 수 있는 국면으로 활용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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