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태헤란로 전경. (사진=연합뉴스)
결성 증가세를 이끈 주체는 단연 대형·중대형 벤처캐피탈(VC)이었다. 협회 집계 기준, 9월 상위 10개 조합만 해도 8840억원 규모가 새로 결성되며 전체 증가분을 사실상 견인했다. 운용사별로는 DSC인베스트먼트, 인터베스트, 케이넷투자파트너스, BNK벤처투자 등이 상위권을 형성했다. 업계에서는 “결성 총액은 늘었지만 여전히 대형사와 소형사 간 간극은 크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대표적으로 DSC인베스트먼트는 ‘홈런2호벤처투자조합’ 등 3000억원대 신규 펀드 결성을 마무리 중이다. 1차 클로징에서 이미 약 2800억원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멀티클로징 구조를 활용해 추가 증액을 준비 중이다. 이번 펀드가 결성되면 지난 2023년 결성한 3000억원대 펀드 이후 가장 큰 규모가 될 예정이다. DSC인베스트먼트는 AI·바이오·소부장(소재·부품·장비) 등 기술 기반 성장 섹터를 중심으로 대형 투자 라인을 확장하고 있다.
인터베스트도 최대 3000억원 규모를 목표로 대형 펀드를 준비 중이다. 현재까지 약 2700억원의 자금을 LP로부터 약정 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최종 3000억원대로 결성 마무리될 가능성이 크다. 운용자산(AUM) 1조7000억원대 투자사로 성장하면서 빠르게 외형을 불리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기에 케이넷투자파트너스(600억원), BNK벤처투자(410억원), 스페이스타임인베스트먼트(410억원) 등이 100억~500억원대 신규 조합을 연달아 결성하며 완성도 높은 ‘중형 펀드 라인업’을 구축하는 모습이다.
또한 자료에 따르면 신규 조합의 LP 구성은 금융기관 25.3%, 연금·공제회 15.0%, 모태펀드 13.1%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상위 LP 비중이 높아지면서 결성 자금의 쏠림 현상이 더 뚜렷해진 특징을 보였다. 실제로 출자재원이 안정적인 금융기관·연기금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이들과 기존 관계를 확보한 대형 VC에 결성 자금이 우선적으로 몰린 결과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벤처업계 관계자는 “소형 VC의 경우 펀드레이징 난도가 여전히 높고, 신규 조합 결성 자체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출자사업에서도 외형·성과 중심의 ‘트랙레코드 경쟁’이 더 강화될 것”이라며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 양극화는 더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한 투자업계 인사는 “결성 총액은 늘어나지만 시장은 오히려 더 협소해지는 아이러니한 구조”라며 “3분기 반등이 ‘펀드 시장 정상화’라고 해석되기엔 아직 시기상조”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