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35.63포인트(3.32%) 내린 3953.62에 마감하며 7거래일만에 4000선을 내줬다. 외국인이 이날 약 4100억원을 순매도하면서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美금리 동결 가능성에 달러 강세 유발
고환율은 원화자산의 투자 매력도를 떨어뜨려 외국인 자금 이탈을 가속화하고 있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코스피 시장에서 8조8200억원을 순매도했다.
1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가 업무를 보고 있다.이날 코스피지수는 전장보다 135.63p(3.32%) 내린 3953.62에, 코스닥지수는 23.97p(2.66%) 내린 878.70에 장을 마감했다. 사진=연합
필립 제퍼슨 연준 부의장은 17일(현지시간) 공개행사 연설에서 12월 금리인하를 시사했지만, 앞서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와 알베르토 무살렘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금리인하에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다.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입장을 표명한 제프리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까지 포함하면 12월 금리 인하에 명시적으로 반대하는 연준 위원은 최소 3명으로 추산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은 17일 기준 오는 12월 FOMC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확률을 45%, 동결할 확률을 55%로 각각 반영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연준 위원들이 지속적으로 12월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를 낮추면서 시장은 12월 금리 동결 가능성을 더 높게 점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는 채권 금리 상승과 달러 강세를 유발하며 원화에는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외환당국 구두 개입과 수출업체의 고점매도 가능성에도 수입업체 결제를 비롯한 서학개미 미국 투자를 위한 환전 수요가 지속하고 있어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고환율 장기화 조짐…내년 1450원 전망
업종별로는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릴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AI용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증가와 환율 상승에 따른 환차익이 더해지며 반도체주 실적은 더욱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000660)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42조663억원으로 전년 대비 79.25% 증가가 예상된다. 삼성전자(005930)는 37조7040억원으로 전년 대비 15.21% 증가가 전망된다.
다만 연준의 금리 인하가 지연될 경우 자금 조달 비용 부담이 커지고, AI 산업에 대한 ‘거품론’도 가세해 단기 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단 분석도 있다.
자동차 업종도 환율 상승 수혜가 예상된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1400원대 이상의 환율 환경 유지 시 국내 자동차 산업에 유리한 수출환경이 전개될 것”이라며 “4분기 실적 반등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현대차(005380)와 기아(000270) 기준 달러당 100원 환율 상승 시 각각 연간 2조2000억원, 1조3000억원의 영업이익 증가분이 발생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반면 원자재 수입 비중이 높은 항공·유통·화학 업종은 원가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대한항공(003490)과 아시아나항공(020560) 등 항공주는 유류비 상승으로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 롯데쇼핑(023530)과 신세계(004170) 등 유통주도 수입 제품 원가 부담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류진이 KB증권 연구원은 “환율 상승으로 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높은 기업에 영향이 불가피하다”며 “물가에도 0.1~0.2%포인트 상방 압력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후 3시30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7.3원 오른 1465.3원에 마감했다. 증권가에서는 환율이 단기적으로 1480원, 일부에서는 1500원까지도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에 따르면 기업들의 내년 환율 전망치는 평균 1456원으로 집계돼 고환율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