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석화 불안 여전한데…코엔텍 매각전, 몸값 이견 극복할까

주식

이데일리,

2025년 11월 19일, 오후 03:39

[이데일리 마켓in 허지은 기자] 매물로 나온 폐기물 처리업체 코엔텍 매각전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코엔텍 핵심 고객사인 석유화학 공장들의 업황 부진이 지속되면서 코엔텍 기업가치 평가에도 영향을 미치면서다. 매각 측인 E&F프라이빗에쿼티(PE)-IS동서 컨소시엄은 매각가 인상에 집중하는 한편 원매자 쪽에선 업황 불안에 따른 리스크를 가격에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챗GPT를 활용한 이미지]




◇ E&F PE-IS동서 “최소 8000억”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코엔텍 최대주주 E&F PE-IS동서 컨소시엄은 지난 9월 본입찰 진행 후 아직까지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지 않고 있다. 지난 6월 예비입찰 기준으로는 5개월째 우협 선정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통상 예비입찰에서 우협 선정까지 3~4개월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이번 코엔텍 매각전의 난항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는 상황이다.

현재 코엔텍 인수엔 에코비트를 보유한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와 홍콩계 거캐피탈 등이 참전하고 있다. 당초 예비입찰엔 프랑스 세셰-CVC캐피탈 컨소시엄과 어펄마캐피탈, 싱가포르 케펠인프라 등 해외 사모펀드(PEF)가 함께 참여했으나 본입찰 과정에서 중도 하차하며 2파전으로 압축됐다.

매각전이 장기화된 가장 큰 원인은 몸값에 대한 이견이다. 코엔텍 매각가는 초기 6000억원대로 거론됐지만, 매각 측은 8000억원대를 희망 가격으로 제시하며 기대감을 높인 반면 원매자들은 매각 측이 원하는 수준을 제시하지 않으면서 논의가 길어지고 있다. E&F PE-IS동서는 지난 2020년 코엔텍을 인수하면서 기업가치를 7084억원으로 평가한 바 있다. 6000억원대는 매각 측에겐 아쉬울 수밖에 없는 가격이다.



◇석화 구조조정 지지부진…“리스크 반영해야”



코엔텍은 울산 지역에 기반을 둔 최대 산업폐기물 소각업체다. 울산의 대형 석유화학공장들을 핵심 고객으로 삼는다. 하지만 최근 석화업계는 전방 수요 둔화와 공장 가동 중단 등으로 사상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이 여파로 코엔텍의 본업 매출에도 우려가 파생되고 있으며, 원매자들 역시 석화 업황이 최종 딜 성사 시 기업가치에 미칠 리스크를 신중하게 따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국내 3대 석화 단지 가운데 대산을 제외한 울산·여수에선 다소 느리게 사업 재편이 이뤄지고 있다. 울산에선 대한유화·SK지오센트릭·에쓰오일 등 3사가 컨설팅을 받아 재편안을 준비 중이지만 선제적인 재편안을 내놓은 대산에 비해 속도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정부가 올해 연말을 데드라인으로 못 박았지만, 각 기업 간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만큼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에코비트 최대주주인 IMM PE는 코엔텍 인수를 통해 볼트온(Bolt-on) 방식의 시너지가 기대된다. 지난해 블라인드펀드인 ‘로즈골드 5호’에 2조원을 쌓아둔 상태로 실탄도 두둑하다. 거캐피탈은 운용자산(AUM)이 50조원에 달하는 중국계 자금을 모태로 둔 만큼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워 가격 측면에서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코엔텍 기업가치에 프리미엄을 반영하려면 안정성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현재로선 불확실성이 더 크다”며 “원매자 중 선제적으로 가격을 높여 부르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