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미래·키움 부른 금감원…"'무늬만 모험자본 투자' 안 돼" 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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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5년 11월 20일, 오전 11:26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이 20일 한국투자·미래에셋·키움증권 대표와 IMA(종합투자계좌)·발행어음 상품 설계·판매·운용·사후관리 등 전 과정의 취급 단계별 C-레벨 임원들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금감원은 △모험자본 공급의 충실한 이행 △지속 가능한 모험자본 공급을 위한 건전성 관리 강화 △예방 중심의 투자자보호 체계 정비 등 대형 IB로서의 책임 있는 역할 수행을 당부했다.

(사진=금융감독원)
앞서 전날 금융위원회는 정례회의를 열고 한국투자·미래에셋증권을 자기자본 8조원 이상의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이하 종투사)로, 키움증권을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종투사로 각각 지정했다. 이에 따라 한국투자·미래에셋증권은 IMA 업무를, 키움증권은 발행어음 업무를 영위할 예정이다.

금융감독원에선 서재완 금융투자 부원장보·자본시장감독국장·금융투자검사1국장이, 종투사에선 3개 증권사들의 C-레벨 임원인 운용담당·CRO(리스크관리담당)·CFO(최고재무책임자)·CCO(소비자보호담당) 등 총 12명이 참여했다.

서 부원장보는 부동산 중심 비생산적 유동성을 생산적 분야로 전환하는 정부 정책 하에서 종투사 조달 기능(IMA·발행어음) 부여, 모험자본 공급 의무화, 종투사 지정 확대가 추진되고 있음을 언급하며 종투사가 생산적 금융을 이끄는 핵심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먼저 운용담당에는 모험자본 공급의 확대와 관련해 “중소·벤처·혁신기업에 대한 투자를 적극 확대해 생산적 금융 전환의 마중물 역할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기업 생애주기별 맞춤형 자금 공급, 위험군별 균형 있는 포트폴리오 구축을 통해 미래 성장산업 발굴에 기여해 줄 것을 당부했다.

아울러 모험자본 공급은 단순한 정책 대응이 아니라 금융투자회사의 본연의 역할임을 재확인하고 의무비율 충족을 위한 ‘무늬만 모험자본 투자’가 아닌 ‘실질적인 모험자본 공급’ 기능을 충실히 수행해 줄 것을 요청했다. 금감원도 모험자본 공급 현황을 지속 점검할 계획임을 언급했다.

CRO와 CFO에는 건전성 및 리스크관리 강화를 요구했다. 서 부원장보는 “지속적인 모험자본 공급을 위해서는 조달→투자→사후관리 전 과정에서 건전성 관리 체계 강화가 필수적”이라며 “특히 IMA·발행어음 등 단기 조달 중심 유동성 구조의 취약성을 감안해 만기구조, 자금 흐름 모니터링 등 유동성 관리를 상시 체계로 정착시킬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2022년 하반기 부동산 PF 위기에서 보듯 특정 자산군 쏠림은 증권업 전체의 유동성 리스크로 확대될 수 있음을 지적하며 IMA·발행어음이 자본시장의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선제적 리스크관리에 만전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CCO에겐 투자자 보호체계 정비와 관련해 “금감원은 사후 제재 중심에서 벗어나 상품 설계·판매 단계부터 예방 중심의 소비자보호를 최우선 과제로 추진 중”이라며 “새롭게 출시될 IMA 상품에 대해 업계와 TF(태스크포스)를 운영해 설계·제조 단계부터 잠재적 문제를 면밀히 점검하고 투자설명서·약관·운용보고서 등을 투자자 눈높이에 맞게 정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회사도 투자자 눈높이에 맞춰 상품 설계·판매·사후관리 전 과정에서 불완전판매 요인을 사전에 통제해 완전판매 절차를 구축할 필요가 있으며 불완전판매 발생 시 성과급 환수 등 책임 있는 조치가 작동되도록 성과보상 체계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전달했다.

이에 참석자들은 종투사로서의 역할과 책임을 인식하고 있으며 전사 차원의 모험자본 공급 확대 계획을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화답했다. 또 기업 생애주기별 투자체계를 고도화해 생산적 금융 전환에 기여하고자 노력할 것이며 국민성장펀드를 통한 모험자본 공급에도 적극 참여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상품 구조 및 위험요인 설명을 강화하고 내부통제 절차를 철저히 준수해 불완전판매 소지를 차단, 유동성·만기 구조 등 리스크 지표를 상시 모니터링하는 등 고객 이익 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두겠다고 약속했다.

향후 금감원은 △모험자본 공급 △건전성 관리 △투자자보호 체계 전반에 대한 상시 점검 및 모니터링을 지속 강화해 나갈 계획이며 업계와 소통을 더욱 확대하고 모험자본 공급 관련 제도 개선 수요를 적극 발굴해 금융위와 함께 제도적 지원을 추진할 예정이다.

한편 금감원은 인가·지정을 신청한 나머지 5개 종투사(NH투자·삼성·신한투자·메리츠·하나증권)에 대해서도 순차적으로 심사절차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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