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
지난 20일 새벽에 발표된 엔비디아의 호실적에 국내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훈풍이 불었지만 하루 만에 상황은 급반전됐다. AI 거품 우려가 되살아났고 리사 쿡 연준 이사가 “고평가된 자산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발언하면서 증시가 급락했다.
이번 주(24~28일) 증시 역시 AI 거품론과 미국의 통화정책에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미 연준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하는 가운데 주요 경제 지표와 경기 동향 보고서(베이지북), 연준 의원들의 발언이 돌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오는 25일 미국 노동통계국은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를 발표한다.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으로 뒤늦게 나오는 지표지만 연준이 기준으로 삼는 물가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에 영향을 주는 품목의 인플레이션 변화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오는 27일 새벽에는 미 연준의 경기 평가 보고서인 베이지북이 공개된다.
정해창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셧다운으로 경제지표가 누락·지연되면서 오는 27일 연준 베이지북의 중요도가 상승했다”며 “금리 동결 또는 인하 시나리오가 기정사실화될 때 통화정책의 불안이 정점을 통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2월 금리인하 확률은 아직 50%를 밑돌고 있다”면서도 “이번 주에 발표되는 주요 경제 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할 경우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다시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오는 27일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에도 시장의 시선이 쏠린다. 금통위의 마지막 통화정책방향 회의로 내년 경제 전망 수정치를 내놓는다. 기준금리는 현 수준인 2.5%에서 동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정 연구원은 “금통위 회의에서 한국 부동산 시장과 성장률 전망 등 향후 통화정책에 대해 내비치는 메시지가 더욱 중요해졌다”면서 “한국은행의 성장 기반 매파적 기조가 원화 안정으로 이어진다면 외국인 수급도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NH투자증권은 이번 주 코스피 예상밴드(등락 범위)를 3800~4200포인트로 제시했다. AI 인프라 산업의 성장 전망을 유지하며 반도체, 원전, AI 소프트웨어 등을 관심 업종으로 꼽았다. 국내 정책 수혜주인 증권·지주 업종에도 관심을 둘 것을 제안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AI 인프라 산업은 단기적 조정 구간을 거칠 수 있으나 내년에도 AI 설비투자(Capex) 사이클이 지속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성장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며 “조정 시 매수 관점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