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이날 외국인은 코스피에서만 2조7670억원을 순매도했다. 하루 2조7000억원 규모 순매도는 올해 최대치다. 11월 들어서만 벌써 3차례나 하루에 2조원 이상을 팔아치웠다. 반도체 대형주가 직격탄을 맞았다. SK하이닉스(000660)가 8.76% 폭락했고, 삼성전자(005930)(-5.77%), 삼성전자우(005935)(-4.37%)도 속수무책으로 밀렸다.
외국인이 던지는 물량을 개인이 받아냈다. 이달들어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투자자는 15조317억원을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이 12조520억원을 순매도하고, 기관도 2조6933억원을 순매도한 것과 대조적이다.
개인의 순매수 상위 종목은 반도체 대형주가 휩쓸었다. 1위는 SK하이닉스로 6조3236억원에 달했다. 2위는 삼성전자로 2조2415억원을 기록했다. 두 종목 합산 순매수액만 8조5651억원으로, 개인 전체 순매수액의 절반 이상(56%)을 차지했다.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일명 서학개미들의 기술주 매수세도 거세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21일 기준)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액은 45억6446만달러(약 6조6600억원)를 기록했다.
이로써 올해(1월1일~11월21일) 누적 순매수액은 292억2000만달러(약 42조6600억원)에 달해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 중이다. 이는 지난해 연간 순매수액(105억5000만달러)의 2.8배에 해당하는 규모다.
특히 10월에는 68억5000만달러(약 10조원)를 순매수해 월간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11월에도 45억달러 이상 순매수하며 ‘바이 아메리카’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이달 들어서는 상위 10개 종목 중 8개가 AI·반도체·빅테크 관련주로, 서학개미들의 투자가 기술주에 집중된 모습이다. 서학개미들의 순매수 1위 종목은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를 3배로 추종하는 ‘디렉시온 반도체 3배 레버리지 ETF(SOXL)’로 7억6743만달러(약 1조1205억원)에 달했다. 2위는 엔비디아로 6억4189만달러(약 9372억원)를 순매수했다. 이어 메타플랫폼스(5억4699만달러), 알파벳(3억4063만달러)이 뒤를 이었다.
동학개미와 서학개미가 동시에 반도체주 매수에 나선 것은 AI 관련주 조정이 일시적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한 자산운용사 주식운용본부장은 “AI 관련주는 과거에도 비슷한 이유로 출렁였지만 결국 재상승에 성공했다”며 “호실적과 장기 성장성 평가 덕분에 매번 저가 매수세가 유입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당분간 변동성 확대 구간이 이어질 수 있다며 레버리지 ETF 투자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김성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주식시장이 과거 경험적인 버블의 선결조건들을 대부분 갖춰나가고 있다”며 “최근 강했던 테마들을 중심으로 갑자기 차익실현을 경험해도 이상하지 않은 기술적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SOXL·TQQQ 등 레버리지 ETF는 기초지수 변동폭의 2~3배를 추종하는 만큼 하락장에서 손실이 급격히 확대될 수 있다. 실제 SOXL은 10월 말 대비 33% 넘게 급락하며 개인투자자들의 손실 규모를 키웠다.
한편 20일 기준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보관금액은 1462억4488만달러(약 213조5000억원)를 기록, 전년 동월 대비 37.8% 증가했다. 다만 전월(1700억1808만달러) 대비로는 14.0% 감소했다. 이는 최근 AI 거품론 확산으로 미국 기술주 전반이 조정을 받으며 보유 주식의 평가액이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