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외국인 과매도 일단락…반도체주 반등 나설 것”

주식

이데일리,

2025년 11월 27일, 오전 08:00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외국인의 코스피 과매도가 일단락되며 반도체 관련주가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와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27일 보고서에서 “단기 과매도 주체가 외국인이었던 만큼 외국인이 재차 단기 매수에 나설 경우 반도체 관련주의 주가 상승 효과가 클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변 연구원은 “지난주까지 급락하던 국내 증시가 이번주 반등을 모색하기 시작했다”며 “시장 리스크가 여러 측면에서 완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시장의 우려 중 하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12월 금리 동결에 따른 유동성 기대감 약화가 컸으나 최근 미국 경제지표가 둔화되고 미국 주식 시장이 급락하면서 인하 명분이 급반등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지난주 금리 인하 확률은 33%였으나 현재 85% 수준까지 확대됐다”며 “연준 금리 인하 기대감이 재개되면서 원·달러 환율 상승 리스크도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외국인의 적극적인 매도 요인 중 하나로 환율 상승이 지목됐다”면서도 “원·달러 환율이 1470원대에 진입해 비상계엄과 상호관세 리스크가 확대됐던 수준까지 도달한 상황에서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재개됐기 때문에 전 고점 수준을 당장 돌파할 명분은 약화됐다”고 판단했다.

정부가 외환 시장 개입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달러 매도 기대감이 나타난 점도 짚었다. 그는 “전일 원·달러 환율은 1450원대로 하락한 뒤 1460원대에서 등락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환율 상승이 단기적으로 일단락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외국인 매도 리스크 완화 요인이 될 수 있어 증시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했다.

변 연구원은 “시장의 단기 폭등과 인공지능(AI) 버블론이 맞물리면서 외국인이 최근 한 달간 코스피를 14조원가량을 공격적으로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견인했다”면서도 “10월과 11월의 경제 및 실적 펀더멘털의 변화는 크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최근 발표된 소비사심리지수,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등 경제 심리 지표들은 호전되고 있고 코스피 주당순이익(EPS) 등 실적 전망은 지속적으로 상향되고 있다”며 “펀더멘탈의 큰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외국인의 과매도가 나왔다는 점은 단기적으로 수급 개선 가능성을 높여 준다”고 강조했다.

변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 매도세에 대해 “하반기 이후 단기 과매수에 대한 차익실현이었을 가능성이 크다”며 “‘20영업일 외국인 순매수/시가총액’은 최근 -0.44%까지 하락하며 과거 20년 기간 동안 금융 위기와 코로나 위기 등 위기 국면을 제외하고 등락 밴드 하단에 근접하는 수치를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최근 외국인의 매도 규모는 절대적 측면에서 매우 큰 과매도, 시가총액을 고려한 조정된 측면에서는 꽤 큰 과매도 수준으로 정리할 수 있다”며 “이는 단기적인 추가 매도 압력이 낮아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변 연구원은 “증시가 단기 급락한 이후 반등 초기 현상이 나타났음을 볼 때 반등 초반에는 2차 전지, 반도체 등 낙폭과대주들의 반등 폭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코스피가 재차 4000포인트를 돌파할 경우 기술적 반등은 일단락됐다고 보고 다시 펀더멘탈이 반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글이 자체 AI칩 텐서처리장치(TPU)를 활용한 제미나이 3.0을 출시하고 시장의 주목을 받으면서 고가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생산하는 엔비디아에 대한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는 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변 연구원은 “SK하이닉스(000660) 등 엔비디아 관련주의 주가 반등 폭이 제한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당장 AI 반도체 시장의 판도가 크게 바뀔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한다”면서 “중장기적으로는 엔비디아의 대항마들이 계속 출현하겠으나 엔비디아의 시장 지배력, 기술력, 범용성 등에서 매우 우수하기 때문에 당장 대체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이어 “지난 1월 말 딥시크 쇼크가 나타났을 때 엔비디아 주가가 하루 만에 17% 급락한 바 있었다”면서 “당시에도 고성능 AI 칩에 대한 수요 악화 우려가 부각됐지만 주가 하락은 단기에 그쳐 한 달 이내로 주가가 복원됐다”고 말했다.

변 연구원은 “구글 제미나이 3.0으로 인한 엔비디아 주가 우려와 반도체 관련주의 부진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은 낮다”며 “단기 과매도 주체가 외국인이었던 만큼 외국인이 재차 단기 매수에 나설 경우 반도체 관련주의 주가 상승 효과가 클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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