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C 에임드바이오 vs DAC 오름테라퓨틱…최후 승자는[용호상박 K바이오]

주식

이데일리,

2025년 11월 27일, 오전 09:39

[이데일리 임정요 기자] 항체약물접합체(ADC) 신약개발사 에임드바이오는 올 2월 앞서 상장한 분해제항체접합체(DAC) 신약 개발사 오름테라퓨틱과 닮은 부분이 많다. 두 회사 모두 항체와 링커, 페이로드를 활용하는 차세대 신약을 개발하며 상장 직전 대형 글로벌 기술이전 딜을 발표했다.

에임드바이오는 상장시총으로 오름테라퓨틱보다 1.6배 수준인 7000억원을 책정한 점에서 자신감도 엿보인다. 이데일리는 오름테라퓨틱과 에임드바이오를 비교해 상장 후 에임드바이오의 주가 흐름 전망을 살폈다.

(그래픽=김일환 기자)




◇에임드바이오 기술이전 "누적 3조원 초과"

상장시점 기술이전은 에임드바이오가 오름테라퓨틱을 앞선다. 작년 12월 체결한 미국 바이오헤이븐과의 'AMB302' 계약은, 총규모 및 선급금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작년 매출로 117억원을 기록했다. 올 10월 독일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이전한 'ODS025' 계약규모는 9억9100만 달러(1조 4000억원)이고, 선급금은 미공개했지만 2025년 예상매출로 410억원을 제시했다.

오름테라퓨틱의 경우, 실수령 현금은 에임드바이오 보다 클 수 있다. 당시 BMS에 'ORM-6151' 혈액암 치료제를 기술이전해 총규모 1억8000만 달러, 수취금액 1억 달러의 성과를 거둔 바 있다. 나아가 버텍스에 플랫폼 기술계약을 이뤘고 총규모는 비공개했으나, 수취금액 1500만 달러로 주목받았다. 이 두 계약으로 단숨에 1500억원대의 반환의무없는 현금을 손에 쥐었다. 다만 기술계약 총규모 차원에서는 둘을 합친 것이 에임드바이오의 베링거 딜보다 작다.

18일 열린 IPO 기자간담회에서 허남구 에임드바이오 대표는 "계약상 세부 내용은 공개할 수 없지만 당사의 누적 기술이전 총액은 3조원 이상을 달성했다"고 말했다. 그는 "(베링거인겔하임 딜은) 당해와 내년도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지하는 빅딜"이라며 "글로벌 빅파마와 의미있는 파트너십을 체결해 주요한 플레이어로 도약할 계기를 마련한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자평했다.

에임드바이오의 기술이전 딜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작년 12월 미국 바이오헤이븐에 FGFR3 표적 ADC 파이프라인 'AMB302'를 방광암, 두경부암, 뇌종양 등 적응증을 타깃으로 기술이전했다. 올 3월부터 바이오헤이븐이 미국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개발에 따른 마일스톤 수령을 기대하고 있다.

올 5월 SK플라즈마에 기술이전한 ROR1 표적 ADC 파이프라인 'AMB303'은 폐암, 유방암, 난소암, 혈액암 등을 타깃 적응증으로 개발 중이며 내년 미국과 한국에 임상 1상 계획(IND)을 제출한다. 에임드바이오는 SK플라즈마에 기술이전한 'AMB303'을 2029년 글로벌 기술재이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 10월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이전한 'ODS025'는 타깃 등을 일체 공개하지 않았다. 이어 후속 파이프라인인 PP1을 2027년, PP2를 2029년에 글로벌 기술이전하는 것이 목표다.

허 대표는 "내년 1월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 이번에 처음으로 공식 초청을 받았다. 이 행사에서 추가 글로벌 라이선스아웃 딜을 시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AACR, ASCO, ESMO, 월드ADC 등 글로벌 학회에 참가해오고 있으며, 후속 전임상 파이프라인의 데이터와 2~3분기에 예정된 미국식품의약국(FDA) IND에 관해 주주들과 성실히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인터베스트가 베팅…상장시총 7000억, 프리IPO 2.8배

에임드바이오는 최근 5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신약개발사 가운데 가장 큰 상장시총을 산정한 것으로 파악된다.

에임드바이오가 제시한 상장시총은 7000억원으로, 이는 올 7월 상장 전 지분투자(프리IPO) 라운드에서 511억원을 조달하며 책정한 2500억원대 몸값 대비 2.8배 상향한 기업가치다.

에임드바이오 주당 단가는 7월 5213원가량이었지만 상장공모에서는 1만1000원까지 올라간 셈이다. 이마저도 업계에서는 저렴한 것이 아니냐는 평가를 받는다는 전언이다.

에임드바이오의 상장시총은 올 2월 공모가 2만원, 상장시총 4185억원에 상장한 오름테라퓨틱 뿐 아니라 2018년 12월 공모가 1만5000원, 상장시총 6688억원에 상장한 에이비엘바이오(298380)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오름테라퓨틱은 상장 당해 1조2000억원까지 시총이 우상향했고 에이비엘바이오는 최근 일라이릴리 대상 기술이전 및 지분 투자유치로 시총이 9조원을 돌파한 점에서 에임드바이오 또한 유사한 전철을 밟을지 관심이 쏠린다.

허문영 에임드바이오 재무총괄임원(CFO)는 "베링거인겔하임에 이룬 기술이전 계약이 기업가치 상향에 주효했다"고 말했다.

에임드바이오 최대주주인 남도현 의장은 신약개발사 최대주주로는 이례적으로 큰 수준인 38.4%(2216만4757주)의 지분을 보유했다. 공모 후 희석된 지분율은 34.55%가 될 예정이다.

일반적으로 특수관계인 포함 20% 수준의 지분을 보유하면 안정적인 경영권을 가진 것으로 여겨지는데, 남 의장의 지분율은 이를 훨씬 뛰어넘는 규모다. 남 의장은 총 2년 6개월간의 자발적 보호예수 기간을 설정해 주주친화 정책을 약속했다.

남 의장 다음으로 가장 지분이 큰 대주주는 인터베스트다. 인터베스트는 공모 후 에임드바이오 지분 15.89%(1019만4943주)를 보유한 가장 비중있는 기관 투자자다. 인터베스트는 오름테라퓨틱에도 지분 10.81%(226만여주)를 보유하고 있다. 오름테라퓨틱이 상장 후 보호예수 기간 종료 후에도 지분을 매도하지 않은 것으로도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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