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요한(사진) 삼정KPMG 재무자문부문 상무는 9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F&B는 시스템화가 가속화되면서 산업 재편이 이어질 것”이라며 “K-뷰티는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강한 브랜드 파워를 확보한 만큼 북미 오프라인 채널뿐 아니라 중동·일본 등 신규 지역으로의 확장이 본격화되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채 상무는 2008년부터 회계감사, 재무자문, 거래자문을 포함해 증권사 투자부서에서의 실무 경험까지 두루 쌓아온 소비재 분야 전문가다. 특히 다양한 소비재 M&A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현장 중심의 전문성을 구축해왔다. 그는 내수 부진과 금리 부담, 유동성 경색이 지속되면서 국내 M&A 시장은 여전히 매수자 우위가 뚜렷한 가운데 F&B와 K-뷰티를 비롯한 소비재 분야는 예외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사진=삼정KPMG)
채 상무는 “소비재 산업은 단순히 유행 제품을 판매하는 영역이 아니라 제조·유통·브랜드·소비가 긴밀하게 맞물려 움직이는 구조적 산업”이라며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도 강한 경쟁력을 발휘하는 이유라고 했다. 그는 “F&B와 K-뷰티는 브랜드 충성도와 반복 구매 기반의 안정적인 수익구조 및 글로벌 확장 가능성을 모두 갖추고 있어 안정성과 성장성을 겸비한 투자처로 평가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채 상무에 따르면, F&B 제조·유통업은 최근 몇 년 사이 산업 구조 변화가 가장 두드러진 분야다. 국내 B2B(기업간거래) 식자재 시장의 약 70%를 구성하는 소규모 유통사들이 여전히 전통적 운영 방식에 머무는 반면 매출 1000억원 이상 중대형 유통사는 △R&D(연구개발) 고도화 △데이터 기반 주문·재고 관리 △효율적 생산·물류 체계 구축 △K-푸드 트렌드를 활용한 해외 진출 등으로 성장궤도를 완전히 달리하고 있다.
그는 “수요 변화를 민감하게 포착하고 이를 제품과 브랜드 전략에 반영하는 기업이 투자자 평가에서 우위를 점한다”며 “안정적 현금창출력과 장기 성장성을 갖춘 기업에는 전략적·재무적 투자자 모두가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F&B는 필수재 성격을 지닌 만큼 경기 변동에 대한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낮아 M&A 시장에서 꾸준한 투자 매력도를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MZ·GenZ 세대 중심으로 K-뷰티 위상 더욱 견고
K-뷰티는 최근 3~4년간 글로벌 화장품 시장에서 가장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프리미엄과 저가로 양극화되는 전세계 뷰티 시장에서 합리적 가격과 우수한 품질을 동시에 갖춘 K-뷰티는 글로벌 소비자의 선택 기준을 재편하고 있다. 특히 MZ·GenZ 세대를 중심으로 ‘가성비’, ‘실용성’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K-뷰티의 위상은 더욱 견고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러한 성장 배경은 다층적인 밸류체인의 진화에 있다. 코스맥스·한국콜마 등 글로벌 수준의 ODM·OEM 기업이 기술력과 생산 효율성을 뒷받침하고 인디 브랜드는 감각적인 브랜딩과 숏폼 기반 디지털 마케팅으로 빠르게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여기에 글로벌 유통사의 적극적인 판로 확장이 더해지며 K-뷰티는 세계에서 보기 드문 완성도 높은 생태계를 구축했다.
채 상무는 “합리적 가격대, 뛰어난 제품력, 빠른 기획·출시 속도 등은 글로벌 브랜드가 쉽게 모방하기 어려운 K-뷰티만의 고유 경쟁력”이라고 평가했다.
K-뷰티의 성장이 일시적 유행일 수 있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그는 “브랜드 충성도, 재구매율, 글로벌 벤더 네트워크 확대, 광고효율(ROAS) 개선 등 주요 지표를 보면 이는 단순한 트렌드가 아니라 구조적 성장”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최근 글로벌 플랫폼에서 빠르게 주목받는 ‘라이징 브랜드’들이 특정 카테고리에서 확실한 지위를 확보하며 북미·일본·중동 등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열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F&B와 K-뷰티는 모두 반복 구매 기반의 안정적 수익모델, 글로벌 확장성, 밸류체인 고도화 가능성이 결합된 산업으로 투자자들에게 가장 ‘예측 가능성이 높은’ 섹터로 꼽힌다”며 “경기 둔화와 시장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시기에는 이러한 구조적 강점이 더욱 부각된다”고도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