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고, ‘AI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진화…차량 콘텐츠·정비 시장까지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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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5년 12월 11일, 오후 07:07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글로벌 완성차에 차량용 브라우저를 공급해 온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플랫폼 기업 오비고가 인공지능(AI) 기반 ‘모빌리티 라이프 AX(AI 전환) 플랫폼’을 앞세워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단순 차량용 브라우저·솔루션 업체에서 운전자 대상 콘텐츠·차량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으로 변신하겠다는 구상이다.

오비고(352910)는 11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AI 기반 차세대 ‘모빌리티 라이프 AX 플랫폼’과 핵심 서비스 비전을 공개했다. 이 플랫폼은 그동안 쌓아온 차량용 브라우저·콘텐츠 기술에 AI 플랫폼을 결합해 차량 데이터를 토대로 미디어 소비, 차량 관리, 주행 전·후 일상을 하나의 경험으로 묶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황도연 오비고 대표이사가 11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오비고의 ‘모빌리티 라이프 AX 플랫폼’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오비고)
모빌리티 라이프 AX 플랫폼의 축은 △AI 콘텐츠 △AI 카 케어 △AI 브라우저 등 세 가지다. 황도연 오비고 대표이사는 “운전자의 불편을 편리로, 불안을 안심으로 바꾸는 것이 플랫폼의 핵심”이라며 “차를 운전 중심 기계가 아니라 사용자 중심의 초개인화 스마트 생활공간으로 탈바꿈시키겠다”고 말했다.

AI 콘텐츠는 ‘픽(PICK) 시리즈’로 브랜드화했다. OTT와 유튜브·음악·라디오·게임 등을 차량 화면에서 통합 제공하는 ‘픽나우(PickNow)’, 레이싱 등 웹 기반 게임을 QR코드로 스마트폰과 연동해 즐기는 ‘픽조이(PickJoy)’, 라디오·팟캐스트·뉴스 등 오디오 콘텐츠를 운전자 연령·취향·주행 패턴에 맞춰 추천하는 ‘픽클(Pickle)’이 대표 서비스다.

AI 카 케어는 차량 생애주기를 아우르는 토털 차량 관리 서비스다. 차량의 타이어 공기압·배터리 상태·경고등 여부 등을 실시간 점검해 대시보드·앱 화면으로 보여주고, 엔진오일·배터리 등 소모품 교체 시점이 가까워지면 AI가 선제 알림과 정비 예약을 제안한다. 차량 매뉴얼을 학습한 AI가 차량 기능과 설정 방법을 안내하는 ‘AI 매뉴얼’ 기능도 제공한다.

황 대표는 “차량 정비나 소모품 교체가 필요한 시점에 고객이 동의하면 제조사가 보증하는 품질의 정비 인력을 차가 있는 곳으로 직접 보내는 ‘OEM 방문 정비’ 서비스로 확장할 수 있다”며 “차량 데이터를 기반으로 완성차 직영센터뿐 아니라 중고차, 보험, 블랙박스 등으로 카 케어 사업을 넓혀가겠다”고 말했다.

AI 브라우저는 차량 환경에 특화된 음성 인식 기반 웹 브라우저다. “세차 예약해 줘”라고 말하면 차량 번호·운전자 정보 등을 자동으로 불러와 예약을 완료하는 식이다. 오비고는 이 기능을 차량 내부 센서 데이터, 차량 제어, 각종 서비스 호출까지 연결하는 ‘버티컬 AI 브라우저’로 고도화해 국방·철도·조선 등 인트라넷 기반 산업용 시장으로도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오비고는 로열티 중심 B2B(기업 간 거래) 구조에서 구독·광고·오프라인 정비 매출이 결합한 다각화 구조로 사업모델을 전환한다는 전략이다.

황 대표는 “그동안 매출 대부분은 완성차에 공급하는 브라우저 로열티였지만, 앞으로는 콘텐츠 구독과 방문 정비(O2O), 데이터 기반 UBI(주행습관 연계) 보험 등 신규 매출 비중을 80% 이상으로 끌어올릴 것”이라며 “스마트폰 전환 이후 배달앱·커머스 플랫폼이 등장했듯 자율주행·SDV 시대엔 차량 데이터 기반 모빌리티 생태계가 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오비고의 기업가치가 재평가될 여지가 있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상장 이후 3년간 인수·투자를 통해 준비한 기술과 서비스가 제품·데모 단계까지 구체화했고, 일부는 실제 양산차 탑재를 전제로 글로벌·국내 OEM들과 협의가 진행 중”이라며 “내년엔 양산 적용과 사업 구조 변화가 가시화되면서 기업가치 재평가 계기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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