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국장 복귀' 노력 통했나…연말 들어 서학개미 매도세 전환

주식

이데일리,

2026년 1월 01일, 오후 06:34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지난해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며 환율 상승의 주범으로 꼽혔던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순매수 분위기가 연말 들어 주춤해졌다. 정부가 국내시장 복귀계좌(RIA) 도입을 발표한 후 서학개미들의 매도세가 나타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실질적인 국내 증시 회귀를 판단하기엔 이르다는 신중한 입장도 보인다.

(그래픽=김일환 기자)
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30일까지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누적 순매수 금액은 20억1900만달러(약 2조9220억원)로 순매수 기조는 이어졌지만, 일별 추이를 보면 RIA 세제혜택 기준일인 23일 이후 매도세가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1억4009만달러(약 2026억원) 순매도를 시작으로 24일 2796만달러(404억원), 25일 8456만달러(1223억원)를 연속 순매도했다. 이어 30일에도 9165만달러(1326억원)를 순매도하며 매도 우위 흐름을 보였다. 4일간 총 4979억원어치의 미국 주식을 내다 판 것이다.

우선은 서학개미 자금을 국내로 유턴 시키기 위해 고강도의 대책들을 쏟아낸 정부의 노력이 통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RIA 도입과 증권사의 해외영업실태 점검 및 마케팅 중단 등 당근과 채찍을 고루 내놓고 있다.

정부는 개인투자자가 지난달 23일까지 보유하고 있는 해외주식을 매각한 자금을 원화로 환전해 국내주식에 장기 투자하면 해외주식 양도소득세를 1년 동안 한시적으로 감면해주기로 했다. 1인당 일정 매도금액을 한도로 양도소득세를 비과세하되, 복귀 시기에 따라 세액 감면 혜택을 내년 1분기 100%, 2분기 80%, 하반기 50%로 차등 부여할 예정이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이 급락하며 환차손 우려도 커진 것도 미국 주식 매수세를 꺾는 요인으로 파악된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23일 1482원대까지 치솟았다가 1440원대까지 하락했다. 불과 한주 만에 40원가량 떨어진 것이다.

증권사들의 해외주식 마케팅 축소도 변수다. 일부 증권사들은 해외주식 거래 수수료 우대 이벤트를 축소하거나 중단하는 등 혜택을 줄이고 있다.

미국 주식의 대체제인 국내 증시의 상대적 매력도 높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구조적으로 올해 역시 한국 원화 대비 미국 달러의 가치가 높겠지만, 추가적 원화 약세 가능성은 높지 않은 만큼 원·달러 환율 하락 국면에서는 비달러 자산으로서 한국 주식의 상대적 매력이 부각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전문가들은 실질적인 자금 이동을 판단하기엔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미국 주식 투자가 하나의 투자 트렌드로 확고히 자리잡은 만큼, 일시적인 매도세만으로 국내 증시 회귀를 아직 예단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달에는 23일 이후 매도세가 나타났지만 월 누적으로는 여전히 순매수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더욱이 일별로 순매수와 순매도가 교차하는 등 변동성이 큰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29일 기준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 금액은 연초 이후 326억869만달러(약 47조1782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연간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1년 전 105억4500만달러와 비교하면 약 3배 많은 규모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미국 주식 투자는 이미 개인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 분산 전략으로 정착했다”며 “단기 변수들로 인한 자금 이동보다는 중장기 관점에서 양 시장의 매력도를 비교하며 투자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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