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채권단 의견수렴 개시…홈플러스 회생 ‘줄다리기’ 시작

주식

이데일리,

2026년 1월 06일, 오후 04:46

[사진=뉴시스]


[이데일리 마켓in 허지은 기자] 홈플러스가 제출한 회생계획안 초안을 두고 본격적인 채권단 여론 수렴이 시작됐다. 초안에 담긴 내용이 기존 채권자의 우선 변제권을 위협할 수 있는 만큼 최종 계획안 도출까지는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특히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이 반대할 경우 계획안 자체가 무산될 수 있는 만큼, 홈플러스가 일각의 ‘청산론’을 잠재우고 채권단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이날까지 홈플러스가 제출한 회생계획안에 대한 1차 채권단 의견 수렴을 마친다. △홈플러스익스프레스(SSM) 분리 매각 △3000억원 규모 DIP(Debtor in Possession) 금융 등의 내용이 담긴 계획안 초안이 지난달 29일 제출된 후 채권단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첫 번째 의견 수렴이다.

익스프레스 분리매각 외에도 3000억원의 DIP 금융은 사실상 홈플러스의 생명줄로 꼽힌다. 물품 대금 변제와 직원 급여 등 당장 영업을 이어가기 위한 필수 자금이어서다. 문제는 DIP 금융이 법적으로 공익채권으로 분류돼 기존 채권자들보다 먼저 돈을 돌려받는 최우선 변제권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이다. 선순위 채권자 입장에선 홈플러스 회생 실패 시 우선 순위를 박탈당하는 손해가 불가피하다.

홈플러스 채권단은 크게 금융기관(담보채권·대여금) 기업(물품대금·카드채권) 그리고 기업어음(CP), 전자단기사채(전단채), 자산유동화증권(ABS) 등에 투자한 개인 투자자 등으로 구성된다. 회생 개시 초기까지도 유동자산 청산가치가 회생채권 규모를 웃돌면서 청산 시 100% 변제가 가능할 것으로 봤지만, 현재는 담보 가치 하락과 회생채권 규모 증가가 동시에 일어나면서 이같은 시나리오는 단언하기 어렵다.

메리츠금융은 홈플러스의 최대 채권자이자 1순위 권리자다. 메리츠는 지난해 마트 점포 62개 및 유형자산의 신탁수익권 등을 담보로 잡고 홈플러스에 1조2000억원의 대출을 내줬다. 담보로 잡힌 부동산의 감정가액은 4조8000억원으로, 대출금 회수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DIP 금융이 들어오면 우선 순위가 달라질 수 있다. 메리츠 입장에서 계획안에 동의하기가 쉽지 않은 이유다.

회생계획안이 통과되려면 통상 회생담보권자의 4분의3, 회생채권자의 3분의2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메리츠금융은 전체 채권의 약 47%를 보유하고 있어, 메리츠가 반대하면 계획안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

물론 법원의 결정으로 강제 인가도 가능하다. 하지만 청산가치 이상을 보장해야 하며 공정성과 형평성 문제로 직결될 수 있는 만큼 홈플러스 정도의 체급에선 채권단 조율을 도출하는 게 이상적이다.

법원은 이날 수령한 채권단 의견서를 토대로 향후 추가 조율을 진행할 전망이다. 홈플러스의 법정관리 기한은 최장 2026년 9월까지로, 기한 내 채권단 조율 과정을 거쳐 결의를 위한 관계인집회를 소집한다. 이 과정에서 최종 회생계획안의 내용은 기존에 제출된 초안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설정될 가능성도 열려있다.

IB업계 관계자는 “DIP 금융 도입에 동의한다는 건 사실상 변제 순위가 밀리는 걸 감수하겠다는 선언”이라며 “채권단은 이를 빌미로 더 유리한 회생 조건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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