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홍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14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AI 확산과 추론 수요 확대가 인프라 투자를 뒷받침하고, 풍부한 유동성은 위험자산 선호를 키울 수 있다”며 “다만 실적이 탄탄한 업종 중심으로 강세가 쏠리며 ‘양극화 장세’가 강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수홍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 (사진=NH투자증권)
조 본부장은 코스피 상장사들의 이익 전망이 빠르게 상향되고 있다는 점을 올해 증시의 가장 중요한 변화로 꼽았다. 지난해 말 기준 2025년 220조원, 2026년 310조원이던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최근 더 높아졌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 개선이 상향 흐름을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익 증가분이 대형 반도체 종목에 집중되면서 시장 내 양극화도 심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조 본부장은 “이익 증가분의 상당 부분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에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며 “지수는 강해도 전 업종이 고르게 좋아지는 장세는 아닐 수 있다”고 말했다. 업종 간 온도 차가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조 본부장은 NH투자증권이 지난해 말 제시한 코스피 상단 전망치 5500포인트를 유지하며 국내 증시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엔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상승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다는 점은 부담 요인으로 짚었다. 코스피 5000선 도달 시점을 기존 2~3분기로 봤지만, 최근 흐름을 고려하면 더 앞당겨질 가능성도 열어뒀다.
연간 흐름은 2~3분기 정점 이후 4분기 조정 가능성을 제시했다. 그는 “급등한 상태에서 완만한 조정은 본 적이 없다”며 “상승 폭이 클수록 피로도를 반영하는 과정이 급락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조정 성격은 촉발 요인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단순 피로도 조정은 회복이 빠르나 실적이 흔들리는 조정은 추세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미국 금리 환경에 대해선 “양극화 관점에서 보면 금리 인하 시도는 나올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조 본부장은 “AI 산업만 보면 금리 인하가 꼭 필요하진 않지만, 정책은 다수의 침체 산업을 기준으로 결정될 것”이라며 “양극화가 심화할수록 완화적 정책 선택 가능성은 커진다”고 말했다. 글로벌 IB 10곳 중 5곳이 연내 두 차례 미국 금리 인하를 예상한다고도 했다.
◇“반도체 이후 업종 확산…정책·자금 흐름이 관건”
조 본부장은 외국인 수급을 좌우하는 전제조건으로 펀더멘털 개선과 원화 안정을 꼽았다. 다만 최근 장세는 외국인보다 내부 자금의 구조 변화가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퇴직연금 등 장기자금이 예금에서 주식시장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생산적 금융 기조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유망 업종으로는 AI 수혜 확산과 정책 모멘텀을 함께 거론했다. 반도체 외에도 전력기기와 조선, 방산은 흐름이 이어질 수 있고, ‘피지컬 AI’로 연결되는 자동차·로봇도 재조명될 수 있다고 말했다.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확대에 따른 전력 인프라·ESS 관련 업종 역시 관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거버넌스 이슈는 지주·금융주의 리레이팅을 촉발할 변수로 지목했다.
코스닥에 대해선 정부 성장펀드와 모험자본 확대가 기업의 자금조달 여건을 개선할 수 있다고 봤다. 정책 자금이 공급되면 연구개발(R&D)·설비투자 여력이 커지고 IPO·증자 시장도 한층 활발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코스피 대비 소외됐던 만큼 정책 드라이브가 본격화되면 코스닥의 상대 강세 구간이 열릴 수 있다고 했다. 바이오도 AI와 함께 정책 집중 분야로 꼽았다.
조 본부장은 이런 환경에서 개인 투자자도 자산 배분 우선순위를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주식의 상대 매력도가 가장 높다”고 강조했다. 금리 인하 국면에서도 장기금리 하락 폭이 제한되면 채권 매력은 약해질 수 있고, 인플레이션 환경에선 금이 안전자산으로 유효하다는 판단이다. 지방선거·미국 중간선거 등 정치 이벤트도 증시를 좌우할 변수로 꼽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