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운용 "헬스케어, 역사적 저평가 구간…분산투자 전략 유효"

주식

이데일리,

2026년 1월 28일, 오후 07:12

[이데일리 김윤정 기자] 글로벌 자산운용사가 올해 주식시장 전망에서 헬스케어 업종을 대표적인 투자 기회로 제시했다. 인공지능(AI) 테마 확산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돼 밸류에이션이 크게 낮아진 반면 중장기 성장성과 AI 활용 가능성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판단에서다.

이재욱 AB자산운용 파트장(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은 28일 서울 여의도 FKI빌딩에서 열린 ‘2026년 상반기 글로벌 주식시장 전망’ 기자간담회에서 “헬스케어 업종은 최근 몇 년간 펀더멘털이 나쁘지 않았음에도 AI와 직접적으로 연결된 업종이 아니라는 인식 속에 상대적으로 소외돼 왔다”며 “그 결과 글로벌 증시 대비 밸류에이션이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까지 내려와 있다”고 말했다.

이재욱 AB자산운용 파트장이 28일 서울 여의도 FKI빌딩에서 열린 ‘2026년 상반기 글로벌 주식시장 전망’ 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AI 부각’ 속 저평가 헬스케어, 역사적으로도 밸류에이션 낮은 수준

그는 헬스케어 업종의 상대적 저평가를 설명하기 위해 엔비디아와의 비교를 들었다. 이 파트장은 “시가총액 기준으로 보면 엔비디아 한개 기업의 시가총액이 미국 S&P 500 헬스케어 업종 전체와 거의 맞먹는 수준”이라면서도 “매출 규모·연구개발(R&D) 투자 측면에서는 헬스케어 업종 전체가 훨씬 큰 영역을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일 기술 기업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과도하게 집중된 반면, 헬스케어 업종 전반은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다는 인식이다.

그는 또 “과거에도 헬스케어 업종이 이처럼 극단적으로 저평가된 이후에는 향후 몇년간 시장을 상회하는 성과를 기록한 사례가 많았다”며 중장기 관점에서의 투자 매력을 강조했다. 아울러 “헬스케어는 진단·신약 개발 등에서 AI 상용화가 비교적 빠르게 이뤄질 수 있는 업종”이라며 “AI 활용이 실제 수익성 개선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기술 업종과는 다른 형태의 성장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헬스케어 투자는 바벨(barbell) 전략의 한 축으로 제시됐다. 이 파트장은 “바벨의 한 축에서는 매그니피센트7(M7)이나 대형 기술주에서 선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며 “AI 경쟁이 심화되면서 대형 기술 기업들 사이에서도 승자·패자가 갈릴 수 있는 국면에 들어섰다”고 말했다. 순이익은 증가하고 있지만 일부 기업에서는 잉여현금흐름이 둔화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그는 막대한 자본지출이 이어지는 환경에서 대형 기술주를 하나의 묶음으로 보기보다는 개별 기업의 경쟁력과 지속 가능성을 점검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이재욱 AB자산운용 파트장이 28일 서울 여의도 FKI빌딩에서 열린 ‘2026년 상반기 글로벌 주식시장 전망’ 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윤정 기자)
◇ S&P500 상위 10개 종목 비중이 전체 ‘40%’…전례 없는 집중도

기술주 쏠림이 심화된 미국 시장 구조를 고려하면 분산 전략이 요구된다고도 진단했다. 이 파트장은 “S&P500 기준 상위 10개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 지수의 거의 40%를 차지하는 것은 역사적으로도 높은 수준”이라며 “집중도가 높았던 IT버블 시기보다도 현재가 더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집중 현상이 지수 전반의 변동성과 위험을 키우는 요인이라고 짚었다.

거시 환경에 대해서는 급격한 침체보다는 연착륙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그는 “현재 시장은 경착륙 국면은 아니지만 완만한 둔화나 연착륙 환경에 가깝다”며 “이런 환경에서는 우량성이 높은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더 나은 성과를 보여야 하지만 지난해 우량주가 크게 부진했던 점은 이례적인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 같은 흐름은 정상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헬스케어와 함께 바벨 전략의 반대 축으로는 금융주도 거론됐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채찍’ 정책이 많았지만 중간선거를 앞두고 시장 규제 완화 정책들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이라며 “이는 금융주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외 아시아·신흥국시장 주목…차익 실현 등 비중 관리는 필요

지역 분산과 관련해서는 미국 외 선진국과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신흥국 시장을 함께 언급했다. 그는 “미국·캐나다를 제외한 선진국 지수는 업종 비중이 상대적으로 다각화돼 있어 분산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에는 신흥국과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시장의 성과도 좋았다”며 “역사적인 밸류에이션 디스카운트 대비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시장은 여전히 저렴한 상태”라고 분석했다.

한국 시장에 대해서는 “굉장히 좋은 흐름을 보였고 현재도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하면 “외국인투자자 관점에서 보면 AI 테마에 대한 노출을 선진국 대비 상대적으로 저렴한 밸류에이션으로 가져갈 수 있는 곳이 한국, 아시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뿐만 아니라 다른 아시아국가들도 굉장히 큰 상승세를 보였다”며 “일부 차익 실현을 통해 비중을 관리하는 것도 분산 차원에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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