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재부각 속 'K-원전' 경쟁력 입증…신재생, 가야 할 방향"[센터장의 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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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6년 1월 28일, 오후 07:13

[이데일리 김윤정 기자] “인공지능(AI) 인프라 확대로 인해 원전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에너지 공급도 집중형에서 분산형으로 변화될 것입니다.”

박영훈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8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올해 에너지 시장을 이렇게 진단했다.

박영훈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이 28일 이데일리와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김태형 기자)
◇원전 역할 재부각…‘K-원전’ 기술력 이미 입증

해외에서는 원전의 역할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박 센터장은 “독일은 원전을 폐쇄한 이후 에너지 비용과 공급 안정성 측면에서 부담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라며 “중국 역시 전체 발전의 3분의 2가량을 석탄에 의존하고 있어 이를 대체할 전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가스와 원전 비중이 높고 석탄 비중을 줄여가고 있는데, 원가와 구조 측면에서 비교 우위가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기업의 원전 관련 경쟁력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전망과 한계를 함께 언급했다. 박 센터장은 “국내 원전 건설 역량은 이미 실증된 부분이 있다”며 “과거 수주한 해외 원전 프로젝트들도 실제 완공까지 이어지는 등 기술력은 충분히 입증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웨스팅하우스와의 특허 문제 등은 여전히 넘어야 할 과제”라고 짚었다.

소형모듈원자로(SMR)에 대해서는 에너지 산업 구조 변화의 연장선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박 센터장은 “에너지 산업은 그동안 대규모 발전소에 의존하는 집중형 구조였지만 점차 분산형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SMR 역시 같은 맥락에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AI·데이터센터 확산이 이러한 흐름을 더욱 가속화하는 요인이다. 박 센터장은 “대규모 데이터센터와 AI 인프라 확대로 안정적인 전력 공급에 대한 수요가 커지는 상황에서, 공급 방식은 분산형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신재생에너지는 중장기적인 방향성의 문제로 언급했다. 박 센터장은 “당장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대한 정책이 강하게 이슈화하는 국면은 아니다”라면서도 “신재생에너지 확대는 중장기적으로 확대할 수밖에 없는 흐름”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만의 풍력 발전 사례를 예로 들며 정책 선택에 따른 변화 가능성을 언급했다. 박 센터장은 “대만은 풍력 발전 비중이 거의 없던 나라에서 단숨에 세계 5위권 안으로 들어왔다”며 “TSMC와 같은 핵심 산업을 유지하기 위해 정부가 풍력 발전 규모를 정책적으로 한 번에 크게 끌어올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정학 이슈 영향 축소, 에너지 공급 주도권 美로 이동한 탓

박 센터장은 유가와 관련해선 중동 지역의 각종 긴장이 있지만 예전처럼 유가가 급등하거나 시장이 크게 흔들리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중동에서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실제로 봉쇄된 적은 한번도 없다”며 “이란도 원유 수출은 핵심적인 수입원인 만큼 스스로 공급을 차단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그는 “이같은 이벤트성 변수보다 구조적인 변화가 시장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가장 큰 구조 변화로는 글로벌 에너지 공급 주도권 이동을 꼽았다. 박 센터장은 “전세계 원유·가스 생산국 1위는 이미 미국”이라며 “공급 주도권이 미국으로 넘어오면서 지정학적 변수 하나하나에 시장이 과도하게 반응할 필요가 줄어 든 것”이라고 분석했다. 과거와 달리 에너지 가격의 변동성이 전반적으로 낮아진 배경이기도 하다.

북미 에너지 시장을 둘러싼 변화도 언급했다. 그는 “캐나다 원유의 대부분 미국으로 수출됐지만 최근 파이프라인 완공으로 아시아 수출을 모색하고 있다”며 “미국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공급선을 유지하기 위해 베네수엘라 등 대체 공급원을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공급 여건은 오히려 느슨해지고 유가는 하향 안정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이다.

국내 증시 흐름과 관련해 박 센터장은 최근 지수 상승 속도가 빠르긴 하지만 밸류에이션 부담은 아직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그는 “코스피의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13배 수준으로 역사적 평균 범위에 머물러 있다”며 “지수 급등만으로 버블 국면으로 판단하긴 이르다”고 말했다. 또 “최근 국내 기업들이 배당과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라며 “기업이 시장에서 조달하는 자금보다 주주에게 환원하는 규모가 커지고 있는 변화는 코스피 시장의 변동성을 완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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