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 ‘알주식’보다 ‘ETF’로 국장 회귀…“이 대통령도 샀다는데”

주식

이데일리,

2026년 2월 04일, 오후 06:10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개인투자자들이 이른바 ‘알주식(개별 주식)’보다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국내 증시에 투자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특히 코스피와 코스닥이 나란히 5000포인트와 1000포인트를 돌파하며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이런 쏠림 현상이 더욱 가속화하는 모습이다.

1월 개인투자자 ETF 순매수 상위 톱10.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개미들 개별주식 29조원 팔고 ETF는 48조 매수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1년간(2025년 2월 1일~2026년 1월 30일) 개인투자자들의 순매수 규모를 분석한 결과 개별 주식은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을 합쳐 29조3800억원어치를 순매도한 반면, ETF와 상장지수증권(ETN·이하 ETF로 통칭)은 48조1425억원어치를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일별 거래 내역을 들여다보면 개인들의 ETF 선호 현상이 더욱 또렷하게 드러난다. 최근 1년간 247거래일 가운데 157일(63.6%)에서 ETF 매수액이 개별 주식 매수액을 웃돌았다.

월별로 살펴보면 그 차이는 더 뚜렷하다. 개별 주식은 사고팔기를 반복하며 들쭉날쭉한 모습을 보인 반면, ETF는 12개월 내내 한결같이 사들이는 패턴을 보였다.

특히 지난 1월에는 이 같은 현상이 정점을 찍었다. 21거래일 중 3일을 제외하고 18거래일 동안 ETF 순매수 규모가 개별주식을 앞질렀다. 매매금액으로 보면 개별주식은 9조650억원어치를 순매도한 반면, ETF는 15조1491억원을 순매수하며 이 기간 월별 최대 매수액을 기록했다.

개인투자자들의 ETF 선호 현상에서 주목할 점은 투자 대상의 변화다. 제로인 엠피닥터에 따르면 최근 1년간 개인투자자들의 ETF(ETN 제외) 자금 유입 규모는 47조746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TIGER 미국S&P500’에 4조2888억원이 유입돼 1위를 차지했고, ‘KODEX 코스닥150’이 3조3777억원으로 2위, ‘KODEX 200선물인버스2X’가 2조6245억원으로 3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양상이 급변했다. 지난달 순매수 상위 ETF는 ‘KODEX 코스닥150’(2조7452억원)과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1조4077억원)가 각각 1, 2위를 차지했다. 작년까지 1위였던 ‘TIGER 미국S&P500’은 9404억원 순매수에 그치며 3위로 밀려났다.

더욱 눈에 띄는 점은 상위 10개 순매수 ETF 중 7개가 국내 주식형 상품이란 점이다. 지수를 추종하는 ETF 외에도 반도체와 로봇을 테마로한 ETF도 인기를 끌었다.

이는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방향이 ‘해외 ETF’에서 ‘국내 ETF’로, 그것도 특히 코스닥 시장으로 급선회했음을 보여준다.

◇전문가 “잘못된 종목 선택, 지수 상승 놓칠까 ‘포모’”

전문가들은 개인투자자들이 개별주식 대신 ETF를, 그중에서도 국내 주식 ETF로 관심을 돌리는 데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한다.

우선 ‘이재명 효과’가 꼽힌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직후 본인이 직접 국내 지수 추종 ETF를 매수했다는 사실이 알려지고, 정부가 부동산에서 주식시장으로 자금을 유도하기 위한 각종 정책을 본격 추진하면서 ‘이젠 부동산이 아니라 주식’이라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주주환원 정책이 본격화하면서 저평가된 국내 기업들의 주주환원 확대 기대감도 높아졌다.

개별주식 대신 ETF를 선호하는 이유도 명확하다. 무엇보다 분산투자 효과가 크다. 코스피나 코스닥이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는 상황에서 개별 종목을 고르기보다는, 지수 전체에 투자하는 것이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최근 코스피 상승을 이끈 것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일부 대형주에 집중됐다.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가 주도하는 장세에서 개별 종목을 잘못 고르면 지수 상승의 수혜를 놓칠 수 있다는 ‘포모(FOMO·소외 공포)’ 심리가 ETF 매수를 부채질한 셈이다.

여기에 레버리지 상품의 인기도 한몫했다.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가 올해 들어 1조4000억원 넘게 순매수된 것은 지수 상승 국면에서 레버리지 효과를 노린 공격적 투자자들이 많았음을 보여준다.

한 온라인 투자 커뮤니티에서는 ‘개별주는 실적 장담 못 하는데 코스닥150은 150개 종목에 분산되니 안심’이라거나 ‘대통령이 샀다는데 안 살 수 없지’라는 반응이 나온다.

증권업계에서는 개인투자자들의 ETF 선호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증권사 리테일 담당 임원은 “정부가 부동산에서 주식시장으로 자금을 이동시키기 위한 정책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국내 증시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고 있다”며 “ETF를 통한 간접투자 방식은 MZ세대를 중심으로 투자 문화로 자리 잡고 있어, 이 같은 흐름은 구조적 변화로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ChatGPT 생성 이미지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