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이미나 기자)
◇해외기업이라고 프리패스 아냐…'성과'로 무장
인제니아가 지난달 30일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하며 단계가 가장 앞서 있다. 다른 회사들도 올해와 내년 코스닥 상장을 이룬다는 계획으로 움직이고 있다. 인제니아는 삼성증권(016360), 파인트리와 진에딧은 한국투자증권, 카이진은 주관사를 아직 정하지 않았다.
이들은 이전에 코스닥시장에 입성한 해외 소재 회사들과 차별점을 지니고 있다. 일단 국내사가 해외에 차린 자회사가 아니다. 현재 코스닥에 상장해 있는 해외 소재 회사들로 △네오이뮨텍(950220) △코오롱티슈진(950160)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950210) △소마젠(950200) 등이 꼽힌다. 이들은 모두 국내 상장사의 해외 연구개발 및 사업체라는 공통점이 있다.
반면 △파인트리 △진에딧 △인제니아 △카이진 등은 한인 과학자가 미국에 창업한 스타트업이다. 나아가 비상장 단계에서 글로벌 회사들에 기술 이전 성과를 올린 점도 이전 기업들과 차이가 있다. 이들은 이미 상장 전부터 기술 이전을 통해 기술력뿐만 아니라 사업성을 입증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노애린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수석팀장은 "코스닥 진입 장벽이 높아진 만큼 한인 창업자들의 연구 질이나 사업 이해도가 향상됐다. 상향 평준화가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국내에 소재한 회사들이 사업개발(BD)를 못한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현지에 차린 회사의 경우 시차가 없고 물리적으로 가까우니 핵심 관계자를 소개받을 수 있는 기회가 상대적으로 많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하나의 첨가 요소이며 모든 것을 좌우하는 것은 당연히 아니다"라며 "하지만 기술적인 부분과 치료제 연구개발 전반의 지형을 바라보는 관점에서 추가적인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진에딧은 로슈의 신약개발 자회사 제넨텍과 기술이전 성과를 냈다. 파인트리는 아스트라제네카에 기술 이전을 했다. 카이진도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출신들이 차린 뉴코(New Company의 줄임말)에 기술 이전한 이력을 보유하고 있다. 인제니아테라퓨틱스 또한 비공개한 기술이전 대상을 상장 과정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해외 경력 갖고 한국에 창업한 회사들도 다수
해외 경력을 갖춘 대표가 국내에 창업한 회사들도 다시금 재조명된다. 사노피 출신 이승주 대표가 차린 오름테라퓨틱(475830), 제넨텍 출신 이병철 대표가 세운 카나프테라퓨틱스, 사노피 출신 김재은 대표의 퍼스트바이오테라퓨틱스 등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모두 해외에서 창업했어도 손색 없었을 회사들이며 지난해 상장한 오름에 이어 카나프와 퍼스트바이오도 상장 궤도에 올랐다. 카나프테라퓨틱스는 지난해 8월 A, BBB로 기술성 평가를 통과했다. 이후 지난해 10월 코스닥 예심을 청구했고 2개월 만인 지난해 12월 중순 통과해 증권신고서까지 제출했다.
퍼스트바이오는 최근 317억원 규모 시리즈 D 라운드 투자 유치를 성료했다. 상장 전 마지막 투자유치라 사실상 프리IPO 라운드였다. 퍼스트바이오는 기술성평가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핀테라퓨틱스는 미국에 먼저 창업했지만 모회사를 한국으로 선회한 사연을 가지고 있다. 조현선 핀테라퓨틱스 대표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다년간 연구개발 컨설팅 및 스타트업 창업에 참여했다. 조 대표는 핀테라퓨틱스 창업 후 2019년 기관 투자자로 한국계 벤처캐피탈(VC)을 맞이하자 국내로 본점을 옮겼다. 핀테라퓨틱스는 올해 상반기 중 기술성 평가에 도전할 계획이다. 카나프와 퍼스트바이오, 핀테라퓨틱스 모두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 맡았다.
◇나스닥 아닌 코스닥 선택한 이유는 투자 유지 기관 때문
미국에 창업했는데 왜 나스닥에 상장하지 않고 코스닥에 상장하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은 의외로 단순하다. 비상장 단계에서 운영자금을 위해 투자 유치한 기관들이 한국계 VC이기 때문이다.
김현기 스톤브릿지벤처스 상무는 "기관주주들이 한국계 VC들이라면 기본적으로 나스닥 상장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나스닥 상장이 흥행하기 위해서는 국내에서처럼 공모를 해야 하고 상장 이후 주가 부양을 위해 주관사와 투자사가 몰이도 해줘야 한다. FI가 한국 투자자만 있는 경우에는 나스닥에 그런 영향을 끼치는게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VC 중 대형하우스들 위주로 한인과학자들이 미국에 설립한 회사를 초창기부터 많이 발굴하려고 노력한 산물"이라며 "반대로 회사 입장에서도 금융권 네트워크가 없으니 투자받기 용이한 한국 투자자들과 네트워킹이 먼저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VC들이 미국 설립 회사들을 발굴하는 이유는 현지에서 훌륭한 기술개발 인력 충원을 하고 대형 다국적 제약사에 빠르게 기술이전 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트렌드에 앞선 기술을 빠르게 접할 수 있고 시차없이 사업개발(BD) 활동을 할 수 있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물론 해외사의 코스닥 상장이 늘 장밋빛이었던 것은 아니다. 아벨리노, PDC라인파마 등 청산한 곳들도 심심치 않게 있고 지난해 중복상장 이슈로 코스닥 입성에 실패한 오스코텍(039200) 자회사 제노스코와 마찬가지로 상장에 고배를 마신 치매신약 개발사 세레신의 사례도 언급된다.
해외사들은 코스닥 진입을 위해 기술성평가 A, BBB가 보다 높은 관문인 A, A를 받아야 하는 등 진입 장벽이 더욱 두터운 게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다양한 외국기업이 국내 시장으로 들어오는 것은 반가운 일"이라며 "해외 기업을 유치하려고 항상 노력하고 있으며 해외 기업이라고 상장을 막지는 않는다. 코스닥에 상장하지 못하는 해외 기업이 있다면 그것은 개별 기업의 이슈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치하는 단계에서는 그 기업에 대해 정확히 뜯어보지 않는다"며 "이 때문에 심사단계에서 걸러지는 것일 뿐 해외기업이라서 거절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