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고려아연 교체 이사 6인인데…5인 추천한 MBK·영풍 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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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6년 2월 12일, 오후 03:26

[이데일리 마켓in 허지은 기자] 고려아연(010130) 경영권을 둘러싼 MBK파트너스·영풍 연합이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5인의 이사 후보를 추천했다. 이번 주총에서 임기 만료로 교체되는 이사가 총 6명임에도 불구하고, 대주주 연합은 5명만을 추천했다. 시장에서는 MBK·영풍 연합이 고려아연과 미국 정부의 파트너십을 존중하는 한편 집중투표제에 집중하기 위한 필승 전략을 세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MBK·영풍 연합은 이날 고려아연에 주주 제안을 통해 5인의 이사 후보를 추천했다. 기타비상무이사 후보로 박병욱 회계법인 청 대표와 최연석 MBK파트너스 파트너를, 사외이사 후보로 최병일 이화여대 명예교수 겸 법무법인 태평양 통상전략혁신허브 원장, 오영 전 예일회계법인 대표, 이선숙 법무법인 민주 변호사 등을 후보로 세웠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대목은 임기가 끝나는 6석 중 1석을 비워둔 점이다. 이는 고려아연이 미국 제련소 설립을 위해 세운 합작법인(Crucible JV)을 대상으로 단행한 유상증자와 무관치 않다. 계약상 합작법인은 올해 주총에서 1인의 사외이사 지명권을 갖는다. 미국 측은 올해와 내년 주총에서 각각 1명씩 총 2인의 고려아연 이사회 진입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MBK·영풍 연합이 6석을 모두 채우려 했다면 미국 정부 측 후보와 정면충돌이 불가피했으나, 5명만 추천함으로써 미국 측의 이사회 진입을 자연스럽게 수용하는 모양새를 갖췄다. 이는 국가 핵심 기술 보호와 한미 동맹을 중시하는 대외적 명분을 챙기겠다는 실전 전략으로 풀이된다.

재무적 전략도 정교하다. 이번 주총은 1주당 선임 이사 수만큼 표를 몰아줄 수 있는 집중투표제가 변수다. 후보를 6명으로 꽉 채울 경우 표가 분산되면서 자칫 최윤범 회장 측 후보에게 역전의 기회를 줄 수 있다. MBK·영풍 연합은 자신들의 지분율로 확실히 당선시킬 수 있는 ‘매직넘버’를 5명으로 판단, 선택과 집중을 택했다.

추천 후보 5인의 면면을 살펴보면 현 경영진의 재무적 결정에 대한 감시와 글로벌 대응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기타비상무이사 후보로 추천된 박병욱 회계법인 청 대표는 금호생명보험 대표를 역임한 재무 전문가다. 영풍 사외이사를 역임하다 이번에 사표를 내고 고려아연 이사로 추천됐다.

최연석 파트너는 MBK파트너스의 핵심 멤버다. 하버드 MBA 출신으로 코웨이, 두산공작기계 등 굵직한 M&A를 주도한 전략가로서 기업가치 제고(Value-up)를 진두지휘할 것으로 보인다.

사외이사 후보인 최병일 이화여대 명예교수 겸 법무법인 태평양 통상전략혁신허브 원장은 한미FTA 협상을 주도한 국내 최고 통상 전문가다. 합작법인과의 외교적 조율 및 글로벌 공급망 대응의 적임자로 꼽힌다. 오영 전 대표와 이선숙 변호사는 각각 재무와 법무 영역에서 파수꾼 역할을 수행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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