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여정 IMM인베스트먼트 전무 "ADC·DDS·CNS 주목"[바이오 VC 집중조명⑩]

주식

이데일리,

2026년 2월 13일, 오전 08:32

바이오 시장이 계단식 성장을 보이고 있다. 그간 정체기(plateau)였다면 이제는 급변의 시기다. 계단을 오르지 못하는 이들은 뒤에 남겨지게 된다. 유동성 위기에 처한 ‘저성과’ 바이오텍의 대거 상장폐지가 예고된 상황에 역으로 수백억원대 펀딩에 성공하는 곳들이 속속 등장하는 것도 이 같은 현실을 반영한다. 어느 때보다도 엣지 있는 기술, 탄탄한 데이터를 가진 곳에 돈이 쏠리고 있다. 이제는 과연 어떤 기업에 투자해야 할까. 이데일리는 바이오에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벤처캐피탈리스트(VC)들을 시리즈로 인터뷰해 투자 인사이트를 구했다.[편집자주]

[이데일리 임정요 기자] "비상장 때 투자했다면 상장 후에도 지속 투자할 수 있다. 바이오 전문 벤처캐피탈(VC)이 계속해서 투자하는 곳이라면 검증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누적 6회 이상 투자한 곳들도 있다. 다만 내 기술을 맹목적으로 사랑해 다른 길을 보지 못하는 유연성 없는 대표는 지양한다. 임상시험계획(IND) 패키징 단계로 넘어가지 못하고 계속해서 히트물질 도출 단계에 맴도는 연구자들도 마찬가지다."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IMM인베스트먼트 벤처투자2본부장을 맡고 있는 문여정 전무는 이와 같이 말했다.

(그래픽=김일환 기자)




◇벤처투자2본부, 바이오투자 드라이파우더 600억



IMM인베스트먼트는 1999년 설립했다. IMM인베스트먼트는 벤처캐피탈본부, 그로쓰에쿼티본부, 인프라투자본부 3축으로 운영된다. 이 중 벤처본부의 역사가 가장 길다. 전체 운영자산(AUM)은 10조원 규모로 국내 투자사 가운데 가장 크다. 벤처캐피탈이 2조원, 그로쓰에쿼티가 6조원, 인프라가 2조원 정도의 비율로 AUM을 운용하고 있다.

IMM인베스트먼트가 바이오에만 투자하는 전문펀드를 결성한 이력은 없다. 다만 벤처캐피탈본부 내에서 1, 2, 3본부가 각각 △그로쓰 △벤처 △세컨더리에 집중해 투자하며 바이오도 주요 투자대상 섹터가 된다.

벤처투자1본부는 어느 정도 체급을 갖춘 그로쓰 회사들에 투자한다. 운용하는 펀드 규모는 4000억원으로 회당 투자금액이 150억원~200억원에 달한다. 벤처투자1본부는 오늘의집, 마이리얼트립, 비나우 등에 투자했다. 1본부에서는 이알음 상무가 바이오 분야에 오랜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

벤처투자2본부는 보다 초기 회사에 투자한다. 바이오 헬스케어와 딥테크(기초과학 기반 고난도 기술)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한번 투자할 때 규모는 50억원~1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12월 말에 결성한 IMM스타트업 벤처펀드 2호를 이달 15일 1890억원에 증액 완료했다. 이 펀드로는 △바이오 △헬스케어 △반도체 △인공지능(AI)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컨슈머(소비재)까지 폭넓게 투자할 예정이다.

벤처투자2본부장인 문 전무는 "IMM 스타트업 벤처펀드 2호의 3분의 1 정도는 바이오에 투자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드라이파우더(아직 투자를 집행하지 않은 자금)600억원을 몇 년에 나눠서 쓰느냐의 문제"라고 말했다.

벤처투자3본부는 구주를 인수하는 세컨더리 펀드에 투자한다. IMM인베스트먼트는 세컨더리 펀드로 내부수익률(IRR) 20~50%를 유지하고 있다.



◇"유연함 갖춘 대표 보고 투자"



현재 IMM인베스트먼트의 바이오 심사역은 벤처본부 세 곳을 통틀어 의사 2명, 약사 1명, 그리고 생명과학 전공자 1명으로 구성했다. 문 전무는 산부인과 전문의로 VC업계에 첫 의사(MD) 출신 투자자로 유명하다.

첫 VC 커리어(경력)는 인터베스트에서 시작했다. 인터베스트에 있을 때부터 오름테라퓨틱(475830)과 루닛(328130), 큐로셀(372320) 등에 투자했다. IMM인베스트먼트로 적을 옮긴 후에도 지속 투자했다. 가장 최근 투자한 포트폴리오 중에는 △진에딧(약물전달) △트리오어(항체약물접합체) △일리미스테라퓨틱스(중추신경계질환) 등이 있다.

문 전무는 IMM인베스트먼트에서 40여곳의 기업에 70회 투자했다. 총 투자금액은 2680억원에 달한다. 회수완료된 대여섯개 회사의 평균 IRR은 약 25%에 이른다. 문 전무는 일년에 다섯개 정도의 회사에 투자하고 이 중 신규투자는 두 곳 정도로 알려졌다.

그는 투자 판단 기준에 대해 "디지털 헬스케어 회사라면 이제 복지부의 가이드라인이 명확해졌고 전세계에서 가장 빠른 수준으로 인허가를 내주고 있다"며 "제도에 대한 이해도를 가지고 급여 설정 전략이 명확한 대표여야 한다"고 말했다.

또 "신약 회사라면 데이터의 완결성이 중요하다. 현재 회사에 어떠한 데이터가 비어있고 펀딩을 받아 어떤 데이터를 채울것이라는 계획이 있는 대표라면 이해할 수 있다"며 "개중에 히트물질 도출 단계에서 계속 맴도는 회사들이 있다. 빨리 최적화를 시켜 임상시험계획(IND) 패키지를 만들고 시험에 들어가야하는데 연구만 계속하고 있으면 그것은 연구소지 회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벤처기업에 투자한다는 것은 아직 아무것도 없는 회사에 사람을 보고 투자하는 경우도 많다는 뜻이다. 이럴 때에는 결국 가장 리더에 해당하는 이를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느냐가 문제라고 말했다.

문 전무는 "자신의 기술을 너무 사랑하면 버리지 못하는 벤처 대표들이 있다"며 "(제가) 가장 우려하고 피하는 대표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투자했던 회사 중 루닛이나 오름테라퓨틱의 사례가 떠오른다"며 "사람을 살리겠다는 명확한 목적이 있었다. 좋은 기술로 사람을 살리는게 궁극적인 목표이기 때문에 본인의 파이프라인에서 효과가 안나오면 다른 것도 도입하는 유연함을 가진 회사들"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오름테라퓨틱은 최초 창업당시 연구 방향에서 노선을 선회해 분해제-항체접합체(DAC)라는 새로운 분야로 두각을 나타냈다. 오름테라퓨틱은 문 전무가 누적 6회 투자했다. 문 전부는 오름테라퓨틱의 코스닥 상장 후 지난 1월 진행한 전환우선주(CPS)에 220억원을 또 다시 투자했다. 해당 CPS의 보통주 전환가는 9만355원이며 2027년 1월 14일부터 전환가능 기간이 시작된다.

그는 "오름테라퓨틱은 아직 투자 중이라 수익률을 정확히 말하기 어렵지만, 비상장 단계에서 195억원을 투자했으며 회수한 것과 보유한 주식 가치를 합산했을 때 2000억원 가량으로 10배 정도의 회수가치를 예상한다"며 "이번 CPS 투자에서도 2배 이상의 좋은 수익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이엠바이오로직스, 진에딧 올해 기대주



문 전무가 올해 상장을 기대하는 회사로 아이엠바이오로직스와 진에딧이 꼽힌다.

아이엠바이오로직스의 경우 미국 네비게이터메디신에 화농성한선염 치료제 'IMB-101', 아토피성피부염 파이프라인 'IMB-102'의 기술이전 성과를 냈다. 아이엠바이오로직스는 지난달 19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아이엠바이오로직스의 신약 파이프라인들은 옥스포티라이간드(OX40L) 기반 항체치료제 영역에서 빅파마 사노피와 속도전을 펼치고 있어 주목받는다.

진에딧은 한인 과학자들이 미국에 창업한 폴리머 약물전달 기술회사로 미국 제넨텍과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의 전임상 단계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한 실적이 있다. 현재 프리IPO 펀딩 라운드를 한차례 더 진행하고 있다. 진에딧은 연내 국내 코스닥 상장에 도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항체-약물접합체(ADC) 분야가 이미 포화된게 아니냐는 의견들이 있지만 에임드바이오(0009K0), 오름테라퓨틱처럼 적절한 타깃과 페이로드의 조합을 찾으면 여전히 좋은 약이 나올 여지가 있다"며 "일본 다이이찌산쿄의 엔허투(Enhertu)처럼 대박은 없더라도 뾰족뾰족하게 좋은 시장을 개척할 여지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약물전달서비스(DDS)에서도 새로운 사업의 기회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알테오젠(196170) △펩트론(087010) △지투지바이오(456160) △인벤티지랩(389470) △삼양바이오팜(0120G0) 이 5개사 안에서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GLP)-1 이외에도 메신저리보핵산(mRNA), 작은간섭리보핵산(siRNA) 등에서도 DDS를 찾는 수요들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진에딧도 DDS 회사로 분류된다고 부연했다.

이어 "GLP-1은 비만 시장이 크기 때문에 생산을 위해서는 공장이 꼭 있어야 한다. 하지만 희귀질환 등 분야에서도 펩타이드 치료제가 이미 있고 여기에는 대규모 공장이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며 "글로벌 빅파마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본인의) 임상의사로서의 경험에 비춰보았을 때 니즈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전무는 전에는 보지 않던 중추신경계질환(CNS)에도 관심을 키우고 있다. 그는 "과거 VC 강의를 하러 나가면 저는 CNS에 투자 안한다고 말하고 다녔다"며 "하지만 △에이비엘바이오 △아델 △소바젠 △일리미스테라퓨틱스 등이 모두 성과를 보이고 있으니 고령화 측면에서 치매치료제를 놓치면 안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주식 상장도 많이, 상장폐지도 많이 해야"



문 전무는 최근 거래소의 상장폐지 기조 강화에 대해 "상장도 많이, 상폐도 많이 돼야 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의사에서 VC로 전향한 계기 중 하나인 회사가 있다. 당시 굉장히 각광받던 종목이었고 수익률이 좋다는 이유로 최우수심사역 상을 받은 사람들도 많았다"며 "(저는) 데이터를 보고 '이건 약이 될 수 없다'고 단언했다. 그때 VC에 계시던 분이 문 교수같은 사람이 이 바닥에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더라"고 회상했다.

문 전무는 지금도 코스닥에 이해되지 않을 만큼 시가총액이 비대한 회사들이 있다고 지적한다. 상장 후 5년이 경과했는데도 이렇다할 성과를 만들지 못한 회사들은 과감히 상폐되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그는 "원래 주식 상장이라는 것은 일반 투자자들에게 매출이 나오는 회사를 선보인다는 것"이라며 "회사는 기술 특례를 받고 5년의 유예 기간을 부여받았다면 응당 맞춰 성과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에서 주장하는 법인세차감전계속사업손실(법차손) 폐지 방안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면서도 "다만 법차손 유예 5년 만기 이후 재평가를 하면 좋겠다. 그 사이 대규모 유상증자를 받았던가 기술이전을 한 번 정도는 했다면 실적이 있는 회사에 한해 유예를 연장시켜주는 방안이 어떨까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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